불황의 미국 출판계에 이변|페이퍼백 일대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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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얼마전부터 전세계의 출판계와 투고계에는 극심한 불황이 몰아쳐 도산하는 회사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의 몇몇 작가들은 대폭 인상된「페이퍼· 백」저작료와 영화 원작료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어 화제다.
이러한 현상은 값비싼「하드· 커버」서적의 판매량이 대폭 줄고 그 대신 불과 1달러 내외면 구입할 수 있는「페이퍼· 밴」이 날개 돋친 둣 팔리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미「하드·커버」로 출판됐던 책들도 재빨리 「폐이퍼·백」으로 폐신하여 재미를 보고 있으며 어지간히 인기 있는 작가의 새 작품은 페이퍼·백으로 선을 보이기만하면 불황과 관계없이 매진의 연속이다.
이렇게 해서 몇몇 작가들은 갑자기 머니· 메이커이의 닥크·호스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한 예로「제임tm· 미체너」같은 작가는 최근 새 작품 『표류자들』의 「페이퍼·백」판권과 이전의 8개 작품의 재판권조로 포세튼출판사로부터 한꺼번에 1백만달러(약4억원)를 받아냈다. 또한 마이클·크릭이 쓴 새 소설 『말단자』로 「밴텀」출판사로부터 50만달러를, 워너· 브러더스 영고사로부터 영화화 판권으로 50만달러를 각각 받았다.
이밖에 제럴드· 프랭크가 현재 집필 중인 주디·갈런드 일대기는 작자가 1975년 전에는 완성할 수 없다고 버티었음에도 불구하고 출판사와 「하퍼·로」출판사가 합작, 「페이퍼·백」판권을 얻었다.
현재 미국에서는「빅5」가 「페이퍼·백」출판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데페이퍼·백 판매고가 상승일로의 추세를 보이자 「하드·커버」전문출판사와 군소출판사들은 제각기「페이퍼· 백」전선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악븐출판사는『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재판권으로 40만달러를, 「포플러·라이브러리」는「제인·M·매콜레어리」의 새 작품『여우들을 위한 향수』에 대해 23만6천달러를 지불했으며 출판계에 이름이거의 알려지지 않은 커티슨출판사도 「매리재인·미커」의 신작소세에 8만달러를 주었다.
페이퍼·백 작가들의 인기가 이처럼 급등하자 출판사와 작가간의 불협화음도 심심찮게 터져 나왔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필립·로드」와 랜덤·하우스우출판사와의 관계.
필립· 로드는 랜덤· 하우스와 계약을 맺고 「닉슨」행정부에 대한 정치 풍자소설 『우리들의 갱님을 출판했으나 「페이퍼· 백」만큼의 수입이 예상되지 않아 렌텀하우스를 떠났다.
작가와 출판사간의 이러한 불협화음은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는뎨 그중 대표적인 것은 작가가 2개 이상의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 점이다.『세계』라는 소설로「배스트· 셀러」작가가 된 어빙·월리스는 근위 4개 작품「페이퍼·백」판권으로「밴텀」출판사로부터 무려 2백50만달러(약10억원)를 받았는데 이 작품들 모두 사이먼· 슈스터즈· 토리녠튼 출판사와「하드· 커버」출판계약이 체결돼 있어 말썽의 소지를 남겼다. 이러한 경우는『무당』의작가 윌리엄·피더· 불래틴도 마찬가지로 그는 3개 출판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어쨌든 이러한 「페이퍼·백」속에서 많은 신인「페이퍼·백」작가가 등장하고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인물은 대학의 영문학교수인 앨런· 렐처 콘이다. 이제 33세인 그는 주로 켐퍼스에서의 섹스와 정치문체를 다뤄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그의 첫 소설『미국의 해악』은「밴텀」출판사가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책이다. 이밖에 앨프리드·노프, 재임즈·밀즈, 마크·노먼 등이 유실주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첫 작품에서 판권수익을 올리고 있다.
미국에서드 일유급에 속하는 어느 출판사의 대표가 말하는 바에 의하면 앞으로 3년 내지 5년이면 미국 뿐아니라 전세계의 출판계는 「페이퍼·백」이 석권하리라고 한다. 「페이퍼·백」의 위력을 단적으로 나타낸 것은 밴텀이 출판한『무당』. 이 책은 1년 전 하퍼로 출판사에 의해「하드·커버」로 출판됐으나 신통한 반응을 얻지 못하다가 벤텀이 이 페이퍼· 백으로 출판하자 매진울 거듭, 1백20만부를 찍어냈으며 현재 5백만부의 추가 주문을 받고있다는 것이다.<뉴요크· 타임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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