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적 성공 거둔 협상|조세프·크래프트기<워싱턴·포스트=본사특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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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닉슨」대통령은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성공을 거두었다. 「모스크바」정상회담은 소련 및 「유럽」과 관련, 해외에서 과잉 전개돼온 미국군사노력에 축소의 길을 열어놓았다. 그러나 미국은 이 두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월남문제 때문에 계속 진흙탕 속에 거족을 빼지 못할 상태로 남아 있게됐다.
현시점에서 미국의 대외개입을 제한, 정비해야 할 필요성은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월남의 비극은 여러 햇 동안 미국이 맡아온 세 개 경찰역할에 대해 국민의 지지를 마멸시켰다.
미국의 해외 및 국내병력의 일부 축소는 이제 불가피하다. 문제는 세력균형을 깨뜨리지 않고 또 우방과 동맹국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가는데 있다.
이러한 원칙을 미·소 쌍무 관계에 적용시켜 볼 때 「닉슨」대통령은 특히 핵무기제한협정 등과 같은 문제에 있어 특기할만한 성과를 더러 거두었다. 이 협정은 핵무기에 대한 방위수단의 건조를 낮은 수준에 확고하고도 용이하게 묶어둘 내용을 담고있다.
효과적인 요격「미사일」망(ABM)이 없는 상태 하에서 사실 강력하고 성능 좋은 공격「미사일」을 더 이상 개발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모스크바」에서 조인된 기타 쌍무 협정의 대부분은 상호간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똑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다. 무역·보건·환경 및 우주에 관한 제 합의에 따라 양측은 중복되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됨으로써 서로 이익을 보게 될 것이다.
「유럽」에 있어서 안보회의에 대한 합의는 큰 진전이다. 안보회의는 독일을 양분하고 그 영토의 3분의1을 할양한 독-소, 독-파 조약에 뒤따르는 사태발전이다.
「유럽」안보회의는 이 국경선 조정이 미국을 포함한 관계국가들에 의해 공식적으로 인정될 것이라는 것을 뜻한다.
현재의 국경을 인정함에 따라 「유럽」에서의 미·소 군사력 상호감축에 대한 구상이 가능하게 되어 동「코뮤니케」는 『특별회의』에 의한 이러한 협상의 길을 마련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소련이 미국만큼이나 이득을 보고있는데 아마도 미국보다 약간 더 유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월남·인도·중동 및 중남미에서와 같은 긴장지역에서의 양 대국 대결이 세 번째 문제가 된다. 이들 지역에서는 소련이나 그 동맹국들이 공세로 나오고있다.
「닉슨」대통령은 소련이 이들 지역에서의 자제를 공약하도록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경주했다. 「닉슨」대통령은 당 서기장 「브레즈네프」와의 첫 비공식회담에서, 그 다음엔 「모스크바」교외의 별장에서 열린 「크렘린」지도자들과의 5시간에 걸친 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제기했다. 「닉슨」은 만찬 연에서도 시종 이 문제를 축배연설의 주제로 삼았다.
그러나 이러한 「닉슨」대통령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크렘린」지도자들은 막상 「아시아」와 중동에서의 개입자제요청에는 응할 수 없다는 태도로 나온 것이 분명하다. 즉 「프라우다」지는 「닉슨」대통령의 이 문제에 대한 TV연설부분을 삭제 보도했다.
미-소 정상회담을 종료하면서 발표된 공동선언문에서도 이 문제는 거의 다루어져 있지 않았다. 또한 「코뮤니케」에서도 월남 및 중동에 대해 양국은 이견을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소련이 「아시아」와 중동에 관한 합의를 기피한데에는 계산이 없지 않다. 소련지도자들은 항상 자기편에 이익이 있는 것은 놓치지 않는 수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 특히 「닉슨」행정부가 정치흥정을 제대로 못하는데도 책임이 더러 있다.
미국의 월남전 개입이 계속하는 한 미국은 개입자제문제를 진지하게 논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의 딴 주요국제회의 대부분이 그러했던 것과 같이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의 계속적인 월남전 개입이 대소관계를 포함하여 사실상 세계 모든 곳에서 미국의 입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모스크바 30일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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