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 가동률 높아 안정적 수익 … 제주 호텔 분양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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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2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제주 센트럴시티 호텔의 견본주택. 고급 호텔 로비를 연상케 하는 견본주택 내부는 분양 상담을 하러 온 방문객들로 붐볐다. 특히 40~50대 중년층이 많았다. 이 호텔 홍보대행사인 더피알 이영호 팀장은 “방문객의 60% 정도가 서울 강남권 거주자”라며 “은퇴 후 노후 대비를 위한 투자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제주지역 호텔 분양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분양에 나선 제주 호텔만도 6곳이다(표참조). 앞서 분양된 호텔들은 빠르게 팔려나간다. 지난 8월 말 분양을 시작한 라마다 서귀포 호텔은 한 달여 만에 객실 243개가 모두 판매됐다. 최근엔 중국 부동산개발회사인 녹지그룹이 제주에 10억 달러(약 1조562억원)를 투자해 호텔·콘도미니엄을 짓기로 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 2009년 이후 제주를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은 매년 10% 이상 뛰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중순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986만여 명으로 연간 10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올해 218만여 명이 방문, 지난해 154만여 명보다 40% 넘게 증가했다. 반면 숙박시설은 여전히 부족하다. 지난해 말 1만3900실에서 올해 1만5600실로 1700실 늘어났지만 적정규모 2만 실에는 못 미친다. 제주 평균 객실 가동률은 꾸준히 높아져 현재 80%를 웃돈다. 분양대행사인 서반플래닝 계동욱 대표는 “객실 가동률이 높을수록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돼 투자성이 좋다”고 말했다.

 여기에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 격인 오피스텔이 공급과잉으로 수익률이 연 4~5% 수준으로 떨어진 점도 투자자들이 제주 호텔로 눈을 돌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요즘 선보이는 제주 호텔은 기존 관광호텔과 시설 면에선 차이가 없다. 다만 아파트처럼 객실별로 분양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분등기가 아닌 구분등기 방식이어서 객실별로 소유권이 주어지고 사고 팔 수 있다. 분양가는 보통 3.3㎡당 1000만~1300만원대다. 호텔 경영 전문업체가 위탁 운영을 맡아 번 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고 있다.

  서귀포시 법환동에 들어서는 비스타케이 서귀포의 경우 5년간 연 11.5% 수익을 지급한다. 서귀포시 서귀동의 엠스테이 호텔 제주를 분양받으면 연간 11%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유의할 점도 있다. 운영업체의 전문성을 따져봐야 한다. 업체가 탄탄하지 않으면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분양이 크게 늘면 공급과잉으로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 또한 고려해야 한다. 사업 인허가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숙박업이 아닌 오피스텔 등으로 허가를 받아 호텔처럼 운영하는 경우 적발되면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 김규정 부동산팀장은 “처음부터 호텔로 허가받아 분양하는 곳이 투자하기에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황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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