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관망-닉슨 방소를 보는 「파리」의 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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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 2월 중공방문때와는 달리 「닉슨」의 소련방문에 대한 「프랑스」의 반응은 퍽 조용하다.
신문들이 「닉슨」 방소를 1면에 취급하고 TV가 이 문제를 다루기는 했지만 「닉슨」이 지난 2월말 북경공항에 내렸을 때의 긴장감이나 모택동과 전격회담을 가졌을 때의 흥분은 찾아볼 수 없다.
「닉슨」의 방문성과에 대해서도 예상이상의 것을 기대하지는 않고 있다. 「닉슨」의 출발직전 성명대로 양국간의 『실질적인 문제의 토의』 이상의 극적인 결정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
국제문제에 가장 큰 비중과 중점을 두고있는 「르·몽드」지는 「닉슨」이 소련 땅에 들어간 이후 아직 한편의 사설도 싣지 않고 사보보도만 하고있다.
「프랑스」여당인 공화민주 연합의 기관지 「라· 나시옹」지는 『미국의 월맹에 대한「에스컬레이션」이 비록 사회주의국가 국민들에게 미·소 양국정상회담 개최의 정당성을 이해시키지는 못했지만 그것 때문에 양국수뇌 회담이 깨지지는 않는다.
중공의 인민일보는 미 제국주의자와 수정주의 소련사회제국주의자를 비난함으로써 「브레즈네프」와 「닉슨」에게 미·소 양극시대는 종막을 내렸다는 점을 환기시켰다』고 말했다.
우익지 「르·파리강·리브르」지는 『「하노이」에 폭탄이 떨어지고 있던 지난 2월에 「닉슨」을 환영한다고 중공을 비난하던 소련은 자기들의 선박이 통행을 금지 당하고도 「닉슨」을 맞아들이고 있다. 소련은 미국의 앞선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로로르」지는 『「브레즈네프」가 공항에 나오지 않고 지도층의 환영이 극히 냉담하고 일반군중의 환영이 없는 것은 소련이 중공의 의전절차를 그대로 모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닉슨」은 소련지도자의 대접이나 환호성을 받으러 간 게 아니라 협상을 하러갔다』고 말하여 소련의 냉담한 「닉슨」 마중을 당연한 것으로 설명했다. 【파리=장덕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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