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와 비난 소용돌이…「통킹만 기뢰」-닉슨의 월맹항구봉쇄 관계국들의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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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워싱턴=김영희특파원】「닉슨」대통령의 새로운 조치는 자신의 재선문제와 소련과의 충돌가능성을 내포한 정치적 도박으로 간주되고 있다.
대부분의 신문·「텔리비젼」 논평자들은 「닉슨」의 확전 조치가 그의 재선과 소련과의 정상회담을 위태롭게 만들었다는 데에 모아지고 있다.
의회 안의 반응은 상반된 것들이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은 「닉슨」의 행위가 무모하고 불길한 군사적「제스처」로서 소련·중공과의 직접 충돌을 유발할지도 모른다고 비난했다. 한편 「칼·앨버트」의원만은 민주당원으로서 「닉슨」을 지지했다.
「뉴요크」시 출신 여성의원 「벨라·압추크」여사는 11일 「닉슨」대통령에 대한 탄핵결의안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로널드·지글러」 백악관대변인은 「닉슨」조치를 지지하는 전보 5천 통이 답지했다고 말했다. 「험프리」·「맥거번」 상원의원도 황급히 「워싱턴」으로 돌아와 의회의 대 「닉슨」 반대에 참여했다.
모든 신문들이 대문짝만한 표제로 「닉슨」조치를 보도하고 소련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이냐에 관심의 초점이 쏠려있다.
「맥거번」―무모하고 불필요하고 소용없는 짓이다. 3차 대전을 유발하는 짓이다.
「험프리」―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내포한 행위다.
「케네디」―「닉슨」정책의 안간힘이며 무모한 행위다.
「머스키」―소련·중공과의 충돌 위험성을 유발했다.
「맨스필드」―월남해결을 더 멀게 만들었다.
「스코트」―소·중공과의 충돌우려 없다.
「앨버트」―「닉슨」 대통령의 휴전제의와 철군약속은 공정하다.

<월남>【사이공=신상갑특파원】「닉슨」 선언에 대해 월남정부와 정치인들은 대체로 이를 환영했다. 월남외무성 문화정보국장 「팜·당·숨」씨는 월남을 지배하려는 국제 공산주의자들에 대항하기 위한 미국정부와 국민의 결정을 월남은 환영한다고 말했다. 「숨」은 또 「닉슨」 대통령이 가장 가까운 시일 안에 휴전을 가져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상원의원 「보·반·트루엔」은 이러한 조치는 매우 흥미로우며, 유쾌하며, 평화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기뻐했다.
하원사무총장 「포앙·통」도 이것이야말로 가장 적절한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마이」라는 「사이공」대학의 한 여학생은 벌써 「닉슨」 중대성명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별 신통한 효과가 없었지 않았느냐고 오히려 본 기자에게 반문했다.
「닉슨」 선언으로 당장 공산군의 공세가 둔화되지는 않을 것 같다. 어떤 사람은 「닉슨」이 소련과 비밀협상을 통해 월남을 공산화하는 길을 열기 위한 조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 조치로 가장 예민한 영향을 받을 소련의 앞으로의 태도가 주목거리이다.

<소련>【모스크바 9일 AP동화】소련은 9일 「닉슨」 대통령의 월맹 항구봉쇄결정에 관한 첫 논평에서 그가 명령한 조치는 『공공연한 침략행위이자 국제법의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소련의 관영 「타스」통신은 「닉슨」 발표가 있은 지 12시간만에 처음으로 「워싱턴」 발신 기사에서 이 사실을 보도한 후 『「닉슨」은 미국의 월남전 개입확대와 국제법위반을 뜻하는 이 공공연한 침략행위를 미군 6만 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미명으로 정상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타스」통신 보도는 「닉슨」 대통령이 그의 연설에서 특히 소련에 대해 명백히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또한 「닉슨」 결정이 「크렘린」에 던진 직접적인 도전에 소련이 앞으로 어떤 대응책을 취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시사도 하지 않았다.

<중공>【홍콩 10일 로이터급전동화】중공은 10일 아침 월맹 「케안」성 해안지역에서 미 공군기 및 해군함에 의한 폭격으로 중공선박 2척이 파손됐다고 강경하게 항의했다.
이날 북경방송은 중공 외무성 성명을 인용, 「홍치」152호 및 160호 등 2척의 중공 선박이 미 공군 및 해군의 공격을 받아 크게 파손을 입었으며 선원 수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성명은 이어 미국의 이러한 행위는 중공인민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중공정부와 인민은 이러한 미국의 지나친 처사에 분노를 참을 수 없으며 미국정부에 강경한 항의를 제기하는바』라고 덧붙였다.

<월맹>【파리 9일 AFP합동】「파리」 강화회담 월맹대표단은 9일 「닉슨」대통령의 월맹 해안 봉쇄조처를 『새롭고도 중대한 확전 행위』라고 신랄히 비난했다. 월맹 대표단의 공식성명 요지는 다음과 같다.
『「닉슨」대통령의 새로운 대 월맹조처는 매우 중대한 확전 행위이며 「베트남」인민과 모든 사회주의 국가 및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물론, 미국 국민들과 전 세계 인민들에 대한 오만한 도전이다.
「베트남」 인민들은 「닉슨」 대통령의 그 같은 최후통첩을 결코 수락하지 않을 것이며 독립과 자유, 평화라는 근본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후의 1인까지 투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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