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벌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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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벌꿀(봉밀)은 예부터 소화가 잘되고 영양가가 풍부한 식품으로 유명하다.
1만여년 전의 동굴 벽화에서 벌꿀을 채취하는 모습이 발견되고 또 구약성서에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이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식품으로서 벌꿀이 사용된 역사는 퍽 오래인 것 같다.
벌꿀은 일벌들의 사료로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그리고 효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알칼리」성 식품이다. 가장 중요한 「비타민」은 「판토텐」산을 비롯한 B1, B2, B6 등이다.
이들은 모두 「비타민」B복합체로 여러 가지 물질의 대사에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효소의 합성 및 대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성분들이다.
1백g의 벌꿀 중에는「판토텐」산, B1, B2, B6이 각각 0·1㎎, 0·005㎎, 0·02㎎들어있다.
그리고 「비타민」C도 2·4㎎% 함유되어있다.
무기질도 여러 가지가 포함되어 있는데 중요한 것은 철분과 「칼슘」이다.
벌꿀이 달게 느껴지는 것은 과당 때문인데 감미의 강도는 설탕의 80%정도이다.
이런데도 벌꿀은 초기의 가벼운 당뇨병 환자에게 권장되는데 그 이유는 벌꿀 속에 함유된 다량의 과당은 체내의 당분흡수를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이미 흡수된 당분을 빨리 소비시켜 혈당의 상승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엿을 타거나 전화당을 섞은 벌꿀에는 이러한 효과가 없으므로 주의를 요 한다.
또한 활성탄으로 탈색한 것, 농축하여 정제한 것, 혹은 이미 오래 전에 채취했던 것을 가열하여 농축한 벌꿀은 유효성분이 파괴되었거나 소실된 것이어서 좋은 것이 못된다.
벌꿀은 소화흡수가 가장 좋은 식품중의 하나로 알려지고 있어 위궤양을 비롯한 위장병 환자들에게 특히 호평이다.
흔히 가정에서는 꿀에다 계란과 사과즙을 섞어서 먹는다.
벌꿀에다 잘게 빻은 참깨를 동량으로 혼합시킨 것은 옛날부터 건강증진제로 널리 애용되어왔다.
벌꿀과 비슷한 것으로 「로열·젤리」가 있다. 「로열·젤리」는 벌의 유충이 여왕벌로 부화 할 때 사료로 먹는 것으로 예부터 정력강장제로 인기가 높다.
중앙대 약대학장 한덕룡 박사는 로열·젤리가 정력강장제라는 세속적인 통설의 근거를 찾기 위해 많은 학자들이 관심을 쏟고있지만 아직 확실한 유효성분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많은 학자들은 벌꿀보다 훨씬 많은 「비타민」이 들어있다는 사실에 의견을 같이 하고있다.
결국 「로열·젤리」의 주성분도 「비타민」이라고 한 박사는 말하고 『62년도에 미국의 「타운센트」박사가 「로열·젤리」에 함유되어 있는 각종 불포화지방산이 항암과 항균작용으로 발휘한다고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끈바있다』고 소개한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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