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국내 최다 해외 현지법인 … 동남아에서 세계로 수출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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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대웅제약 대표이사와 미국 에볼루스사의 크리스토퍼 마모(Christopher Marmo) 사장이 지난 9월 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가칭)’에 대한 수출 계약에 서명한 후 웃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 중 최다 해외 현지법인을 보유하고 있는 대웅제약이 ‘글로벌 2020 비전(Vision)’을 선언했다. 이종욱 대웅제약 사장은 최근 중국 제약기업 바이펑(Liaoning Baifeng)사를 인수하면서 국가별 생산거점을 확보해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각 진출 국가에서 10위권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2020년까지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은 ‘리버스 이노베이션’이라는 하나의 전략 아래 실행된다. 대웅제약의 모든 글로벌 사업의 근간이 되는 ‘리버스 이노베이션’은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현지 니즈에 맞는 제품을 개발, 선진국 등 전 세계 시장으로 진입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현지 공장 설비를 cCGMP 수준으로 설립해 글로벌 마켓으로의 진출을 가능토록 하겠다는 것도 이러한 전략 중 하나다. 이미 7개의 해외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인 대웅제약은 현지화를 통해 국가별 정책, 제도, 규제 등 진입장벽을 최소화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또 cGMP 수준으로 전 세계 수출이 가능한 공장을 건설, 국가별 특화된 제품을 대량 생산하며 경쟁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대웅제약은 현재 중국 심양에 있는 제약회사 바이펑과 인수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2017년 말까지 공장을 완공하고 2018년부터 내용액제 완제품 등을 직접 생산 및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에는 인도네시아 제약회사인 인피온(PT. infion)사와 합자회사인 ‘PT. Daewoong-Infion’ 설립 계약을 체결, 현재 2015년 생산을 목표로 하는 바이오 전용 공장을 건립 중에 있다. 고형제 생산을 위한 베트남 현지 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다.

 대웅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 서종원 상무는 “혁신적인 차별화 제품을 개발하고 내부 자원의 효율적 운영과 외부 자원의 전략적 활용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확대할 계획”이라며 “많은 환자에게 꼭 필요하지만 다른 제약회사들이 아직 만들지 못한 신약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전 세계 환자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의 강점 분야라 할 수 있는 간·소화기 분야와 상처 치료 분야의 선도적 위치 확보를 통해 지속 가능한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한 대웅제약 R&D 전략의 핵심은 열린 혁신을 통한 개발, 즉 C&D(Connect & Development)라 말할 수 있다. 내부 역량을 바탕으로 외부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개방형 혁신전략으로 파트너와의 상생을 추구한다는 것인데 협력회사는 물론 고객, 학계, 공급자, 정부, 심지어 경쟁사까지 모든 이해 관계자가 이 열린 혁신에 동참할 수 있다.

 기획, 개발 초기단계부터 제품의 최종 발매까지 파트너와 함께 성공의 열매를 공유하고 함께 성장한다는 것도 대웅제약 R&D 전략의 핵심이다. 최근 2년 동안 100여 건의 외부 아이디어와 기술을 검토, 10여 건의 협력모델을 성공시킨 바 있는 대웅제약의 C&D전략은 메디프론과 치매 치료제 공동 개발, 서울대와의 신기전 신규 진통제 개발, 네오믹스와의 항암제 개발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

  박지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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