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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공 해빙바람 한국산 중석에 타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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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중공 악수의 그늘아래 우리 나라 중석은 멍들고 있다. 월남전이 한창 불꽃을 퉁기는 동안 세계 최대의 중석생산국인 중공은 지원무기제작에 쓰느라고 국제시장에 중석을 많이 내놓지 못했으나 월남전 축소와 미-중공 화해무드에 따라 중공의 국제시장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자유 대영 최대의 중석 산출 국인 우리 나라 중석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것 같다.
유엔자료에 의하면 중공은 62년 동구시장을 통해 연간 3천t규모의 중석수출을 시작, 최고 1만t까지의 실적을 보였다. 월남전이 치열해지면서 중공의 수출량은 3∼4천t수준으로 줄어들었고 71년에는 6백t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중공의 수출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공급량 증대에 의한 국제시세의 대폭적인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70년까지 t(STU) 당 68불을 유지하던 국제시세가 작년에는 중공의 수출량이 최소로 줄어들었는데도 48불로 떨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세계중석판매망을 석권하고 있는 미국상인들이 미·중공화해무드에 따라 앞으로 중공산중석이 대량으로 나올 것을 예상, 싼 가격으로 사들이기 위해 저가조작을 해온 것과 작년도 세계철강경기가 좋지 못해 중석수요가 크게 줄어든 두 가지 사정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국제시장의 여건변화에 따라 우리 나라의 독점중석수출업체인 대한 중석은 큰 타격을 받았으며 70년에 32억 원이던 이익금이 71년에는 13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익금이 이렇게 줄어들자 71사업연도 결산배당문제를 놓고 대주주인 정부와 민간주주사이에 의견대립이 빚어졌다.
정부는 71년도 이익금 범위 안에서 배당 (15∼17%)을 할 것을 고려하고 있는데 이는 중전의 배당을 25%이상 수준에 비해 상당히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몇 년간 35∼25%의 고율 현금배당과 함께 상당한 무상주배당(68년 2백10%, 70년 30%, 71년 25%) 실적을 보여 증시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은 자산 주로 군림해 온 중석주가 올해엔 17%밖에 배당을 하지 않으리라는 소문은 민간 주주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을 주었다. 회사의 배당가용재원이 작년도 이익금뿐이라면 모르겠으나 자그마치 35억 원의 이익잉여금이 유보돼 있고 이중임의 적립금만도 20억 원에 이른다. 또한 재고 중석만도 6백만 불(약 24억 원) 어치나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17%의 저율배당이 곤란한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지난 66년 정부가 1인1주 캠페인을 벌인 이래 중석 주를 1주씩 가진 학생 주주가 2천여 명에 이르고 있다.
17%배당을 할 경우『주식주자가 은행예금보다 유리하다』는 정부의 당초 구호가 학생주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겠느냐는 것이다. 아무든 저율배당소식과 함께 작년 10월에 6백30원까지 갔던 주가(액면 5백원) 는 한때 4백80원 선으로 크게 떨어졌었다.
한편 대한중석은 밝지 못한 중석의 국제시장전망에 대비, 제1단계로 APT(암모늄·파라·텅스테이트)방식, 제2단계로 WP(텅스턴·파우더), WC(텅스턴·카바이드), CTC(시멘티드·텅스턴·카바이드), 방식에 의한 중석가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7월에 착공한 APT공장은 늦어도 올해 8월까지 완공될 것이고 이 공장이 가동하면 고품위의 중석생산이 가능하여 수출가득률이 크게 높아진다. 지금까지 우리 나라는 물리적인 선 광 처리에 의존했던 탓으로 품위 70초%의 중석밖에 생산해내지 못했으나 APT공장이 가동하면 품위 99%의 최종원료생산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원료를 수출하고 공작기구를 수입해온 방식에서 탈피, 73년의 종합제철완공과 함께 중석특수강 및 그 공구 류의 국내생산으로 기계공업육성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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