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없는 인상|「서비스」·시설 영점|버스·택시 요금 등 오른 첫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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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각종 「버스」와 「택시」, 철도 통학 통근 운임 등 대중 교통 수단의 요금이 일제히 오른 2월1일, 대도시의 일반 시내 「버스」에는 손님이 몰리는데 비해 요금이 오른 고속 「버스」는 손님이 두드러지게 줄어들어 새벽 첫차는 텅빈채 운행했고, 「택시」는 탑승 승객이 느는 등 요금 인상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운수 업자들의 「서비스」나 시설개선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깨진 유리창, 부서진 손잡이, 먼지투성이의 「시트」, 지저분한 차내 등 요금 인상 첫날부터 「서비스」를 외면했다. 교통부 당국은 지금까지 요금을 인상해 줄 때는 「서비스」 개선을 선행 조건으로 해 왔으나 이번에는 요금을 미리 올려주고 뒤늦게 7일부터 한 달 동안 「서비스」·설비 단속 기간으로 정하는 등 늑장마저 부렸다.

<버스>고속 버스 승객 3분의1 줄어
이날 상오 8시30분쯤 서울 성북구 길음 지서 앞 입석 「버스」 정류장에서는 서울 영5-998호 「버스」가 정류장보다 5m 앞서 정차, 차를 타기 위해 달려간 승객들을 밀어 넣은 후 10m 가량 문도 닫지 못한 채 출발하는가 하면 서울 영5-5793호 시내 「버스」는 오른쪽 뒤 유리창이 깨어진 것을 그대로 운행하기도 했다.
또 서울 영5-806호, 5-6951, 5-2016호 「버스」들은 시꺼먼 매연을 뿜어댔다.
이날 상오 7시쯤 서울 쌍문동에서 시청 앞 사이의 19번 「버스」를 타고 출근했다는 유길환씨 (35·회사원)는 탄 「버스 의 「시트」 먼지가 그대로 있고 좌석 뒤에는 전날밤 손님이 토한 것으로 보이는 토사물이 그대로 있는가 하면 차창에 쌓였던 눈이 녹아 물방울이 떨어지는 등 「서비스」와 시설 개선은 엉망이었다고 말했다.
요금 인상의 반응이 가장 두드러진 것은 고속 「버스」. 「그레이하운드」의 경우 상오 7시30분 발 부산행 「버스」는 평소 20여명은 타던 것이 6명으로 줄었다 아침 6시40분 부산에서 떠난 서울행 첫차는 30여명 타던 것이 12명으로 줄었다는 보고가 본사에 들어왔다.
동양 고속의 경우 상오 7시30분 대구행 차는 손님이 1명도 없었고 상오 8시의 부산행, 8시50분의 전주행은 각각 1명씩으로 평소 10여명이 타던 손님이 반으로 준 것이 나타났다.
회사측은 평택·원주 행 등 중거리는 손님이 3분의1 정도 줄었으나 부산·대구 등 장거리는 반 이상 줄었다는 것.

<택시>택시 승객 줄어
「택시」의 경우 대부분의 시민이 요금 인상에 따라 합승을 원했으나 불광동·수유리 등지에서 종전에 1인당 1백50원씩 받던 「러쉬아워」의 「택지」 합승 요금을 2백원씩 받았다.
「택시·미터」 옆에는 조합에서 나누어 준 요금 환산표가 붙어 있었으나 어느 「택시」는 미처 환산표를 붙이지 못해 운전사가 손을 들고 손님에게 일일이 보여주기도 했다.
대부분의 「택시」 운전사들은 당국이 기본료를 1백원으로 하고 주행료는 그대로 두는 것이 좋았는데도 기본료를 10원 올리고 주행료를 대폭 인상했기 때문에 앞으로 장거리 승객이 떨어져 실수입은 좋지 못 할 것이라고 말하며 요금 인상을 오히려 반기지 않았다. 이날 아침 각 정류장마다 빈「택시」가 줄지어 요금 인상 충격의 일면을 보여주었다.

<철도>기거 승객 늘어 평소의 20%나
서울역은 평소보다 승객이 20%쯤 늘어난 2만4천명이 몰려 고속 「버스」를 이용하던 시민이 철도 이용으로 전환한 일면을 보였다.
서울역은 요금 인상 하루전인 31일 하룻동안에 평소보다 6천명이 많은 2만 6천명의 승객이 철도를 이용했다.
1일 상오 8시30분 발 부산행 비둘기호를 타러 나온 이재식씨 (34·영등포구 대방동 11) 는 고속「버스」를 타러 갔다가 부산까지의 요금이 1천9백50원으로 인상된 것을 보고 1천5백원이면 부산까지 가는 열차를 이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역 소하물계에서는 평일보다 탁송자가 줄어 상오 11시 현재 평일의 6백여개 보다 3백여개 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대하물도 31일부터 줄기 시작, 하루 평균 10량 분이던 것이 7량 정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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