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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는 왜 내렸는가-남덕우 재무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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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개발의 연대가 배태, 누적시켜온 제반 문젯점 등이 경제 각 분야에서 위험한 부작용 등을 노출해 가고 있는 고비에 취입, 재임2년여에 이른바 『남 재정』으로 불리는 강력한 긴축기조를 다지면서 거듭된 금리인하, 환율의 현실화 및 금융부문의 다각적인 쇄신대책 등을 펼쳐온 남덕우 재무부장관을 만나 은행금리 대폭인하에 얽힌 얘기들을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금리인하를 단행하게 된 배경은-
금리조정에 있어선 예금금리가 저축에 미치는 영향과 대출금리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한다.
이 두 가지 가운데 어느 면에 더 역점을 두어야 하느냐는 경제정세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두 가지 모두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소망스러운 것이다.
즉 저축도 크게 둔화시키지 않고 기업부담도 생각해야한다.
이번에 금리를 인하한 중요한 등기는 기업의 금융비용이 해마다 증가하고 총자본에 대한 지급이자 및 순이익률이 이익의 감소를 주축으로 자꾸 떨어지고 있는 점이 고려된 것이다.
금리비용은 65년 4·17%, 66년 5·99%, 67년 5·43%, 68년 6·13%, 69년 7·18%, 70년 9·04%로 계속 증가추세를 보여왔다.
그리고 이익률은 65년 11·85%, 66년13·48%, 67년 11·99%, 68년 10·6%, 69년 10·31%, 70년9·46%로 계속 떨어져 왔다.
이처럼 금융비용이 늘어나고 이익률은 오히려 떨어지는 가운데 외자도입의 억제로 저리의 외자비중이 줄어 기업의 평균금리부담이 커지고 따라서 민간투자가 위축되는 현상을 탈피해보자는 의도였다.
-시기를 17일로 택한 이유는-
작년 말부터 금리를 인하하겠다고 여러번 강조해왔다.
그래서 되도록 빨리 인하를 단행함 계획으로 작업을 해왔는데 15일이 토요일이 어서 월요일인 17일을 택한 것이다.
이번 금리인하의 긍정적 효과를 어떻게 보는지
기업의 금리부담이 크게 줄어 든다는게 그 첫째일 것이다.
현재 은행대출규모가 1조원 가까운데 대출금리가 2∼3%씩 내려갔으니까 연간2백억 원 이상의 금리를 경감시키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안정화정책을 과잉투자의 억제로 추진해왔는데 너무 안정화를 강조하면 민간투자가 지나치게 억제되어 성장기조에 영향을 줄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금리인하에 의해 민간투자 무드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본다.
또한 기업의 재무구조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며 자본시장에 의한 직접 금융이 촉진되어 장기적으로도 기업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를 가겨오게 될 것이다.
-저축에 대한 전망과 보완 대책은-
이번 예금금리인하로 저축이 덜 들어오기는 하겠지만 크게 둔화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작년 6·28인하 이후 7월부터 12월까지의 저축실적이 5백86억 원으로 70년 동기 대비해 큰 변동이 없었다.
저축성예금은 대출동향, 물가, 소득, 금리 등의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는데 우리나라는 이자율에 대한 금융저축의 탄력성이 0·2%에 불과하다.
일본의 경우 연간소비자 물가상승이 8%이고, 6개월 정기예금금리가 5·75%에 불과한데도 저축은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관습이 더 큰 문제인 것이다.
또한 금융저축과 실물저촉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저축이 실물저축의 필요조건이기 때문에 금융저축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금융저축이 둔화한다고 해서 실물저축이 반드시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실물경제로 볼 때 투자와 수출에서 수입을 뺀 것이 실물저축이 되므로 산업정책이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금리조정은 금융저축의 둔화를 감수하면서 기업발전에 역점을 둔 것이다.
-자본시장에 대한 대책은-
이번 금리인하로 자본시장이 유리해진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단자시장개발을 서두르면서 장기자본시장에서의 자본동원체제를 정비해가겠다.
이미 투개공의 사채보증 계획의 40억원 가량 서 있었는데 금융기관이 사채발행을 보증하는 방안도 한은으로 하여금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기업의 수지사정이 좋아지면 앞으로 자본시장에서의 여건조성에 따라 보증 없이도 사채가 발행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특수은행금리의 인하계획은-
금융자금에 대한 금리는 금통운위를 통해 7종의 금리가 단순화, 인하되었는데 앞으로 재정자금과 외화 표시금융의 금리도 곧 내리겠다.
그러나 인하 폭은 일반은행 금리인하 폭보다 낮아 일반은행과 특수은행간의 금리 격차가 줄어들 것이다.
-금융자금 수급에 대한 대책은-
앞으로 금융저축이 줄어들 것이므로 저축유인에 더욱 주력토록 하겠으며 저축둔화로 대출재원이 줄고, 금리인하로 대출수요는 늘어날 것에 대비, 선별 금융을 강화, 꼭 낼 것은 내고 불요 불급한 것은 최대한 억제토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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