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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부른 「브리태니커 상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집요한「세일즈」작전에 의해 우리 나라에서도 상륙 4년 미만에 급격한 매상증가를 기록한「브리태니커」의 특이한 상법이 드디어 국제적인 소비자 보호 운동의 지탄대상으로 등장, 화제가 되고 있다고 외지에 의하면 일본 소비자 연맹은 지난 8일「엔사이콜로피디어·브리태니커」사(본사 시카고시·사장 찰즈·E·스원슨)에 대해『국제 기업으로서의 귀사가 기도한 영문 백과 사전의 강인한「세일즈」작전 때문에 일본의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 이는 미일 친선에 어긋나며 각 국의 소비자 이익도 침해하는 것인 만큼 구체적 개선책을 강구하라』는 공개 질문 장을 발송했다.
또한 미국 소비자 운동의 기수인「랠프·네이더」씨와「컨슈머즈·유니언」(미국 소비자동맹)은 공동 전선을 펴고「스원슨」사장 및 취체역이었던「햄프리」전 부통령은 만나『사회적 책임을 지고 경영 방침을 고치라』고 요구키로 했다.
일본 소비자 연맹은「브리태니커」가 2년 전부터 「세일즈」방식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해놓고도 심야 방문까지 해가면서 영어를 모르는 국민·중학생·가정에까지 팔아 넘기는데 분노하여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본거지인 미국에서도「컨슈머즈·유니언」이 기관지「컨슈머즈·리포트」의 『「브리태니커」의 사기상법』이란 특집에서『영어 백과사전이 과연 개인 가정에 필요한가』라고 지적, 일본 뿐 아니라 불란서에서도「트러블」을 일으키고 있음을 폭로했다.
「브리태니커」상법은 68년4월에 한국에도 상륙, 한국 지사(대표 한창기)를 차려 놓고 그 동안 약1만5천 질을 판매한 것으로 추산된다.
「브리태니커」는 24권(68년 판)이 한 질로 되어있으며 가격은 18만3천6백원이나 할부로 살 경우 매달 예산료라는 이름으로 무조건 1천5백원이 가산되고 있다.
원가는 6백39「달러」라지만 수입원가는 한화로 약10만원 정도라는 설도 있다.
한국의 경우에서 살펴본「브리태니커」상법은 철저한 미국식「세일즈」방법으로서 일단 매출 대상에 오른 사람이면 가정·직장 그리고 행선지까지 집요하게 추적, 잇단 권유공세를 편다.
그 판매 조직은 한국 총 지배인이 있고 그 밑에 지역 지배인(대구·부산·광주), 지역 판매 총 지배인(DSM), 「시니어」및「주니어·리더」, 「팀·캡틴」등으로 내려오며 맨 끝에 판매원인「세일즈·에이전트」가 있다.
「세일즈」맨의 봉급은 없고 한 질을 팔 때마다 1만8천원의「커미션」을 주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판매 성적을 올리게 마련이다. 그리고 약50질을 팔면 DSM으로 승진한다. DSM은 한 질마다 6천원씩 앉아서「커미션」을 받으므로 승진하기 위해서 더 열을 내기도 한다고「세일즈맨」의「커미션」은 전액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들이 사무실에서 사용한 전화료, 심지어는 계약서 용지대까지도 공제하고 있다.
특히 일부「세일즈맨」들은「브리태니커」를 사면 자녀의 미국 유학이 보장될 수도 있다』는 식의 감언이설까지를 펼 때도 있다고 한국에서의 판매 실적은 불란서를 상회하고 있는데 이는 서적을 장식용으로 구입하는 우리 나라 사람들의 전시 효과적인 소비 풍조를 효과적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라고 평가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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