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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지하철공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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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4월12일 서울에 드디어 지하철이 착공되었다. 서울시내에는 대개 5개 노선이 필요한 것으로 교통대책진단 결과 판단되었는데 이중 제1호선으로 서울역∼청량리간의 9·54km가 착공된 것이다.
남대문 옆, 시청 앞, 화신 앞, YMCA앞, 세운상가 앞, 동묘 앞, 성 동역 앞, 오스카 극장 앞 등 8개 지역에서 각각 공사를 벌여 29일 현재 굴착공사는 총 길이 9·54km중 2·1km가 되었으며 터널 등 구조물이 완성된 것은 7백70m로 총 공정의 8%가 완성되었다.
9·54km의 1호선 지하철 전체를 완성, 60대의 차량을 일본에서 들여와 움직이려면 무려 2백73억5천5백 만원이 든다. 서울시는 올해 18억6천4백60만원을 들여 2·1km의 굴착공사를 끝냈으며 내년에는 4·1km를 완성하고 나머지는 1호선 완성 년도인 73년에 모두 마칠 계획이다. 1호선에는 정류장이 9개나 설치되는데 이이들 정류장 주변의 지하를 개발키 위해 민자유치로 9개 정류장 주변에 지하도 및 지하상가를 만들 계획인데 민자유치사업 신청을 받고 있다.
올해 지하철 착공에 가장 문제되었던 것은 공사비. 착공연도인 올해는 공사비 18억 원과 사무비 4억 원 등 모두 22억 원을 일반회계에서 전용해 썼다.
서울시는 지하철 건설에 따른 차관계획을 정부에 제출, 지난 12월3일 국회차관중인 통과를 보아 일본에서 차관을 들여오기로 확정되었다. 지하철 전실에 사용될 차관은 2천만「달러」로 내년에 1천만「달러」, 73년에 1천만「달러」가 각각 들어온다.
총 공사비 2백73억 원 중 내자가 1백98억5천5백만 원이며 나머지 74억4천5백 만원이 차관으로 된다.
서울시는 내년과 73년에 각각 88억 원의 내자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커다란 재정난을 겪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74억 여 원에 불과한 외자는 대부분 차량·「레일」·통신시설 기구 등의 구입 비로 쓰여 사실상 지하철 건설은 내자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내년에 터널 등 4천1백30m를 완성하면 올해 완성된 7백70m를 합해 모두 4·9km가 완성되며 마지막해인 73년에 4·64km가 마저 완성되면 청량리에서 서울역까지 지하철이 달리게 된다.
서울역에서 청량리까지 지하철 운전시간은 18분으로 잡고 있으며 74년부터 하루 40만 명을 수송할 계획이다.
올해 지하칠공사가 8개 지점에서 각각 벌어져 시민들은 교통에 커다란 불편을 느꼈는데 내년에는 굴착만도 올해 1천3백30m에 비해 2배가 넘는 2천8백m를 파헤쳐 올해보다도 더 많은 교통의 불편을 느끼게 될 것 같다.
현재 지하철 구조물이 완성된 곳은 다시 흙을 덮어 포장까지 깨끗이 완성했는데 시청 앞을 비롯, 5개 공구 7백70m는 아래 터널을 완공, 포장이 끝마쳐졌다.
서울시는 74년 1호선 개통과 함께 왕십리∼마포를 연결하는 2호선 17km를 착공할 계획이다. 1호선이 하루 40만 명 이상을 수송하게 되기 때문에 1호선 수입으로 충분히 공사비를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서울시는 밝은 전망을 보이고 있다. 지하철 요금을 25원으로 한다면 하루 1천만 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올해 22억 원의 투자는 1호선 지하철 건설자금의 18%에 불과하다. 내년에 88억 원, 73년에 88억 원을 각각 내자로 충당해야 하는데 총 서울시 예산의 7분의1이나 되는 막대한 돈을 지하철 하나에 쏟아 넣어야 되는 서울시의 자금사정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올해 구획 경리사업의 체비지가 잘 팔리지 않아 궁색한 자금사정을 안고있는 서울시로서 지하철 건설은 커다란 모험일 수밖에 없다. <양태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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