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 역풍」마무리-체코 총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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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6일 실시되는「체코슬로바키아」의「총선거」는「두브체크」노선이 불러왔던『프라하의 봄』을「탱크」로 압살한「네오·스탈린」주의의 역풍을 최종적으로 마무리 짓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인민회의와 민족회의의 양원 의원과「체코」및「슬로바키아」양 공화국의 민족평의회로부터 하부의 각 주, 각 지구의 의회, 위원회의 의원을 선출하는 이번「선거」는 64년이래 7년만에 실시되는 것이다.
지난 5월의 당 대회에서 당권과「이데올로기」면에서「두브체크」노선을 거듭 부정하고「후사크」체제를 굳힌「체코」의 친소, 보수적인 신「스탈린」주의자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국가의 통치기구에 있어서도 자파 세력을 공고히 하려고 기도하는 것 같다.
「두브체크」의 실각과「바르샤바」동맹군의 침공에서「후사크」의 등장에 이르는 정변을 통해 각급 의회의「두브체크」파 약 1만 5천명이 축출 당했기 때문에, 이러한 행정상의 공백을 자파 세력으로 메워주는 일이 현「체코」집권층으로서는 대단히 시급한 과제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노력은 커다란 시련에 봉착하고 있는 게 확실하다. 그 증거로는 무엇보다도 당 기관지를 통한 선거「보이코트」기운 규탄운동을 지적할 수 있다.
지금「체코」각지에는「시민저항운동」이니「얀·팔라크·혁명단」등 각종 자유파 단체들이 선거「보이코트」운동을 벌이고 있는 게 사실이고, 대부분의 지식인 학생 시민, 심지어는 노동자들까지도 이번의 「무경쟁 후보」만의 기만적인 선거와 억압에 대해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출마자는 모두 약 22만 명이나 공산당과 그 어용단체인 국민전선만이 공천을 했으며, 유권자는 신임 불신임간의 택일만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기관지「루데·프라보」와 방송들의 열띤 투표참여 호소에도 불구하고「프라하」의 봄을 체험했던「체코」의 자유정신은「제한주관」론과 억압적「스탈린」주의의 공고화를 기도하는 이번 선거를 도덕적으로 거부할 것이 기대되고 있다. <이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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