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업체에 공사 맡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시가 집행하고 있는 각종 건설공사를 맡은 업자들이 멋대로 하청을 주고 8천 만원짜리 계약공사가 2천7백 만원에 시공되는가하면 부도를 낸 부실업체에 수의 계약으로 공사를 맡기고 있어 말썽을 빚고있다.
24일 서울시에 의하면 서울시는 지난 7월10일 여의도 지하공동수 설치 공사를 부실기업체인 팔공산업에 7천9백 만원에 수의 계약으로 맡겼는데 팔공 산업은 이를 25%의 「커미션」을 떼고 5천9백25만원에 유 모씨에게 하청주어 여의도 지하 공동수 설치공사가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팔공 산업은 서울시로부터 지난 3월 영등포구 당산동「아파트」공사를 맡아 시공 중 지난7월초에 부도를 내어 공사를 2개월 동안이나 중단한 일이 있는 부실업체인데도 서울시는 이 업자에게 공동구 설치공사를 수의 계약한 것이다.
그밖에 지난 9월10일 준공된 세검동∼정릉간 도로확장공사의 경우 당초 8천 만원에 진흥기업에 지명경쟁으로 공사를 맡긴 것인데 진흥기업은 이를 4천7백 만원으로 세운개발에 하청했고 세운개발은 다시 개인 김영태씨에게 2천7백 만원에 공사를 맡겨 결국 계약당시의 3분의1의 시공비로 공사가 이루어져 날림공사로 되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공사부실을 막기 위해 모든 공사는 계약업자가 하청을 하지 못하게 못을 박고 있으나 계약업자들은 하청하는 일이 많은데 이는 서울시의 감독불충으로 빚어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