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들어본「코렐리」의 노래|정경순(소프라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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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재 세계의 「오페라」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테너」로 활약하고있는 「프랑코·코렐리」가 그의 전성기를 자랑하고 있는 이때에 우리 나라에 오게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우리 나라 「팬」들을 위해서는 다행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원래 「스타」나 「디봐」라는 말은 영화계에서 인기배우들을 가리켜 쓰여지는 말인데 요즘 와서는 그런 말들이 음악계에서까지도 사용하게끔 되었다. 레코드를 통해 우리 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는 대 지휘자 「카라얀」이나 희대의 「소프라노」 「칼라스」나 또 이번에 오게되는 「코렐리」를 가리켜 「이탈리아」에서는 흔히들 「디봐」 「디보」 즉 「스타」라고들 한다.
가수를 「스타」라 함은 물론 그 소리의 뛰어난 모든 요소에 있어서나 탁월한 「벨칸토」창법에 있어서 고금의 대 가수들처럼 타인의 추종을 허용하지 않을 이 만큼 명가수이어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거니와 외모에 있어서도 그 노래에 못지 않게 뛰어난 미모와 체력과 연기력을 갖추어야 함을 말한다.
오늘날 이 말의 최적격자를 「테너」들 가운데서 찾는다면 「코렐리」를 빼놓고 또 누가 있겠는가?
「이탈리아」는 예부터 많은 훌륭한 「테너」의 산지로 유명하다. 위대했던 카루스를 비롯해서 「질리」 「델·모나코」, 우리 나라에도 온 바 있는 「디·스테파노」 「탈리아비니」등, 그러나 그들이 우리 나라를 방문할 적에는 유감스럽게도 이미 그들의 전성기를 지났을 때였다. 이번에 오는 「코렐리」는 아직도 그의 전성기이니 만큼 사뭇 기대가 크다.
다행히도 나는 1960년에서 66년까지 「밀라노」에 있었기 때문에 그가「라·스칼라」좌에서 주연하는 많은 「오페라」들을 볼 수 있었다.
「칼라스」와의「도니젯티」의『프리우트』, 「벨리니」의『노르마』, 「스텔라」와의「베르디」의 『일· 트로봐트레』 『레냐노의 싸움』 「풋치니」의 『서부의 소녀』, 「비르기트·닐슨」과의 「풋치니」의 『투란돗트』, 「시미오나토와」의 『카르멘』 『카발렐리아·루스티카나』, 「존·셔덜런드」와의 「마이야베르」의『리우고놋티』 「베르디」의『이·베스프리·시칠리아니』 등 다 헤아릴 수 없다.
그 중에서도 그의『카르멘』과 『투란돗트』 『노르마』는 천하일품으로 나의 기억 속에서 길이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의 소리는「리리고·스핀토」이며 그의 창법은「드러매틱」하다 하겠다. 한마디로 그의 특징은 미성도 미성이려니와 그보다 샘솟듯 솟아나는 노래가 때로는「릴리」하게 때로는 「드러매틱」 하게 용솟음쳐 터져 나오는 그 탄력성 있고도 압도적인 고음에 있다고 하겠다.
성량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못 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피아닛니모」나 「메차보체」도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다. 그의 찬란하고도 멋진 노래와 왕자와도 같이 위풍 당당한 체격과 매력적인 무대모습은 누구나 한번 보면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욕심 같아서는 이번에 그의 전 「오페라」를 볼 수 없는 것이 유감이다. 그러나「오페라」못 지 않게 「칸초네」 에 있어서도 훌륭한 솜씨를 보여 주고있는 그가 많은 아름다운 「이탈리아·칸초네」와 「오페라·아리아」로써 우리 나라 「팬」들을 열광시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날의 감격과 기대로 벌써부터 설렘 속에 기다리는 사람은 비단 나 하나 뿐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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