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과학영재학교 개교 144명 입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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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5면

한국의 미래 핵심 인재들을 키워낼 부산 과학영재학교가 5일 첫 신입생 1백44명을 맞이했다. 이들 과학영재들은 어떤 환경에서 어떤 식으로 공부하게 될까.

이 학교 문정오 교장은 "20년 뒤 이들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는 것을 목표로 시설과 강의 내용을 준비했다"고 말한다.

우선 이들은 대입수학능력시험 걱정은 크게 덜게 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특례 입학할 수 있으며, 서울대.포항공대 등도 특별 전형으로 받아들일 것이 유력하다.

강의는 대학식 학점제.학년이 따로 없고 1백45학점 이상 따면 졸업한다.국어.국사.수학.과학 등 필수과목과 더불어 대학 수준에 버금가는 '전공 심화 과목'들도 있다.

심화 과목은 12명의 KAIST 교수들이 파견돼 강의하고, 필수과목 등은 일반 교사들이 맡는다. 교과과정은 미국 일리노이 과학.수학 영재학교(IMSA) 등의 것을 참고해 만들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

교사들도 지난 여름 IMSA에서 2주간 연수를 했고, 과학영재들을 지도하기 위해 지난 겨울방학에도 쉬지 않고 몇백 쪽짜리 강의 자료를 만들었다.

교과과정의 가장 큰 특색은 'R&E'라 불리는 연구 프로그램.스스로 연구과제를 정하면, 학교에서 그 분야 전문가인 대학교수를 지도자로 위촉한 뒤 주말과 방학 등에 직접 연구실을 찾아 실제 연구를 하는 것이다. 이 연구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비까지 책정돼 있다.

결과는 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이어서 과학고와 과기부는 이들의 논문을 실을 학술지를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실험 장비는 웬만한 대학 이상이다.총 1백20억원을 들인 8층짜리 첨단과학관에는 나노의 세계(10억분의 1m 크기)를 관찰할 수 있는 투과전자현미경(TEM),특수 물질성분 분석기, 대형 천체망원경 등 대학원에나 가야 손대볼 수 있는 기기들이 들어찰 예정.

이미 상당수가 들어왔고 나머지도 외국에서 배에 싣는 중이어서 2월말이면 실험기기 설치가 완료된다.

또한 학교 안 어디서든지 노트북 컴퓨터로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도록 무선 LAN도 갖췄다.

교사들도 영재들에 걸맞게 30%정도가 박사다. 또 대부분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다는 게 학교 측의 귀띔.

文교장은 "부산지역 기업인들이 '영재학교는 부산의 자랑'이라며 장학금을 흔쾌히 내놓고, 대덕단지 연구소 등 각계에서 지원이 잇따라 입학생 전원이 장학금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권혁주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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