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채비…분주한 캠퍼스|휴업령 해제가 발표되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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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30일 상오 대학가의 휴업령이 해제됐다. 지난 15일 위수령발동으로 군 병력이 학원에 진주함으로써 내려졌던 휴업령은 학원사태가 정상화함으로써 15일만에 해제되어 11월1일부터는 대부분의 대학이 정상수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다시 교문을 연 각 대학당국은 월요일(11월1일)부터의 개강을 위해 토요일 하오부터 밀린 서류의 처리, 강의시간표의 재점검, 교내 안팎의 청소 등 채비에 부산했으며 오랜만에 화기가 돌았다. 그러나 학교당국자들은 휴업령이 해체되기까지「데모」주동학생들에 대한 제적 등 징계, 교련과목기피학생의 입영 등 일련의 조치로 희생을 치러 학생들의 교수에 대한 신뢰도에 크게 금이 갔다는 점을 걱정하는 한편 대학에 따라서는 일괄 개강하기는 어렵고 날짜를 늦추거나 학과별 또는 학년별 개강을 할 방침이어서 정상을 되찾기까지는 며칠간의 시일이 걸리는 등 휴업령의 후유증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휴강간판」철거|서울대>
휴업령이 풀린 서울대학교는 30일 상오 8시30분부터 휴업중인 문리대·법대·상대학장들이 총장실에 모여 11윌1일부터 3개 대학을 개강하고 도서관도 문을 열기로 했다.
15일 동안 교문에 놓여있던『당분간 휴업함』이라는 임시간판은 모두 철거되었다.
학생들은 대부분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으나 휴업령 해제 소식을 들은 일부 학생들은 교정에 나와 친구들과 지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울대는 이날 상오 10시30분 각 대학 학생과장회의를 열고 개강후의 학생지도에 대한 문제를 논의했다.
한편 서울지구위수사령관인 윤필용 소장은 29일 하오 서울대 한심석 총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군이 진주했을 때 협력해 준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주둔하는 동안 훼손된 시설이나 비품이 있으면 보완해주겠다고 밝혔다.
서울대학의 한 당국자는 지난 학기와 이번의 휴업령으로 수업일수가 1백80일에서 1주일 가량 부족하다고 밝히고 부족일수는 겨울방학을 단축, 채우겠다고 말하고 11윌1일부터 단과대학별로 교련수강신청을 접수하기로 했다.

<성급한 도서관출입 개관 안 돼 헛걸음도|고대>
휴업령이 해제된 30일 상오 고대의 교문은 휴업공고문이 그대로 붙어있었고 학교 안팎은 여전히 한산했다.
이날 상오 9시30분쯤 휴업령이 해제됐다는「뉴스」를 듣고 도서관에 들어가기 위해 맨 먼저 학교에 나온 문과대 독문과 1학년 윤대현군(23)은『학교에서 학생출입을 허용하라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수위들에 의해 제지당해 집으로 되돌아갔다.
상오 10시부터 김상래 총장 주재로 교수회의가 열렸는데 교수들은 대부분『앞으로의 모든 결정은 오늘 연리는 교수회의에서 결정될 것이다』고 말했고,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한 교수는『앞으로 개강을 하더라도 학생들이 학교·교수불신을 들고 일어 날 때는 우리들이 무엇이라고 설득할 것인가가 큰일』이라고 말하고 ①처벌학생은 적당한 시기에 구제되어야 할 것이고 ②2학기 중간고사는 담당교수별로 치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교신불신걱정도|연세대>
개인용무로 학교에 나온 몇몇 학생이 띄엄띄엄 보일 뿐 학교는 여전히 조용했다.
소식을 들은 한 교수는『학교가 다시 문은 열기까지 너무나 많은 희생을 치렀다. 학생들의 소요가 휴업령에 의해 저지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말했다.
이근식 학생처장은『휴업령이 해제되었다해도 제적된 급우들로 인한 상처와 교수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감이 어느 때 보다 커진 이 마당에 전과 같은 학교 분위기는 이루기 힘들게됐다』고 걱정했다.

<교정에 삼삼오오|성대>
30일 상오 9시 학처장 회의를 열고 11윌 1일부터 개강키로 결의, 정문에 개강공고를 내걸었다.
성대는 31일 하오 3시 전체교수회의를 열어 개강후의 제반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전체교수들에게 학교에 나오도록 통보했다.
이날 교정에는 휴엄령 해제 소식을 듣고 학교에 나온 학생들이 모였는데 인천에 사는 무역학과 3년 최영일군(22)은 개강이 되면 사용할 열차 통학증을 받으러왔다면서『지난 학기 교련수강은 하지 않아 학점이 나오지 않았는데 2학기에 교련수강을 할 것인가, 군에 갈 것인가를 결정짓지 못하고 망설이고있다』고 말했다.

<도서관으로 몰려|경희대>
희생이 적었던 탓으로 휴업령 해제 소식으로「컴퍼스」안은 금새 활기에 넘쳤다.
학교 도서관으로 달려온 신문방송학과 3년 정병문군(25)은『약간 늦은 감이 있으나 정상화되었다니 반가운 일』이라며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그동안 도서관에는 하루 4백 명 가량 나왔는데 서중석 도서관장『빨리 개강하라』고 4년 학생들이 졸라 혼이 났다면서 잘됐다고 말했다.

<조용한「캠퍼스」|외대>
학교 안은 텅 비어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상오 9시쯤「라디오·뉴스」를 듣고 달려왔다는 박기철군(26·무역학과2년)은 도서관 문을 빨리 열었으면 좋겠다면서 쓸쓸한 표정으로 되돌아섰다.
외대는 이날 상오 10시 학·처장회의를 열고 대학원은 1일, 대학은 2일부터 각각 개강키로 결정했다.

<긴급학장회의 열고|서강대>
상오 9시 30분부터 학·처장회의를 열고 휴업령 해제 후의 학사문제를 협의했다.
협의도중 밖으로 나온 김용권 학생처장은『문교부의 휴업령 해제가 곧 학교 문을 열라는 지시인지 학교가 재량 것 개강날짜를 정하라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빠른 시일 안에 전체수업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4일부터 시험|전남대>
【광주】휴업령 해제 통고를 받은 전남대는 30일 상오 10시 30분 총장실에서 학장회의를 열고 오는 11월 1일부터 등교키로 하고 11월 4일부터 1주일간 2학기 중간고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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