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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긴장 완화에 전기|「알바니아」안에 기권한 태국「코만」외상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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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뉴요크=김영희 특파원】미국의 맹방 태국은 26일「유엔」중국대표권 문제 표결에서 미국이 제출한 국부 추방 봉쇄를 위한 역 중요사항 지정 안에는 투표를 던졌으나, 이 안이 부결, 미국 외교가 참패하자, 뒤이은「국부추방·중공 가맹」의 「알바니아」안에 기권했다. 이는 미국 영향력의 현저한 후퇴와 중공의 상대적인 진출을 말하는 단적인 예로 지적될 수 있다. 기자는 26일의 표결에서 태국 대표단을 인솔한「타나트·코만」외상과 단독 회견, 중공을 맞이한「유엔」의 앞날과 국제사회의 역관계에 관해 다음과 같이 일문일답을 나누었다.
김=중공의「유엔」가입과 미·중공의 화해로「아시아」의 비공산 국가의 외교정책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코만=「유엔」에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총회나 안보리는 말할 것도 없고「유엔」내부의 정치세력의 재편을 예상할 수 있다. 이미 이런 일이 일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을 비롯하여 월남, 또 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 중대한 사태발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동남아에서는 이러한 변화와 발전이 당분간 잠잠할 것으로 보인다.
「타이」의 경우 나는 정부로부터 중공대표와 대화를 갖자고 제의하도록 훈령 받고 있다.
나는「아시아」의 여러 가지 문제가 양측에서 효과적이고 현실적으로 처리될 때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시아」에는 불행하게도 오랫동안 분쟁과 전쟁, 적대관계가 계속돼 왔다. 나는 현재 서로 좀더 이해하는 평화시대, 알차고도 건설적인 협동의 시대를 맞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닉슨」의 북평 방문이 새로운 시대가 훨씬 더 빨리 찾아올 호기를 촉진하게 되리라 생각하는가?
코만=「닉슨」이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고 한 말이 정말이라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물론「닉슨」의 중공방문은 긍정적이고도 유효한 결실을 미국 뿐 만 아니라「아시아」와, 더 나아가 동서긴장 완화에 가져다 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아시아」의 분쟁은 미·중공 적대감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상호 접촉이나 의사의 소통 없는 양국의 대립은 월남전을 비롯, 많은 분쟁을 가져오고 또 원인이 되기도 했다.
따라서 미·중공 양국의 의사소통의 문제가 해결되어 접촉하게 됐으므로 다른 문제도 해결, 적대감을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나아가서는 동남아「아시아」, 더 나아가서는 세계를 위해 양국이 좀더 이해할 수 있는 시대를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당신은 역사적인「알바니아」안 표결 때 기권을 한 것은 예상되었던 것인지, 또는 즉석에서 결정한 것인가? 만약 즉석에서 결정한 것이라면 이는 앞으로의 대미·대 중공 정책을 상징한다고 봐도 좋은가?
코만=이번 사태는 앞으로 겪어야할 몇 가지 상황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우리도 이번 표결결과가 이런 식으로 나타날 줄은 몰랐었다. 그러나 투표 전에 사태의 개황을 판단할 수 있었으므로 본국에 훈령을 청했다. 그래서 이중 대표제가 패배할 것이 확실하면「알바니아」안에 대해서도 기권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태국정부는 중공의「유엔」대표권에 대해 이미 오래 전부터 호의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따라서「알바니아」안은 한편으로 우리 주장과 일치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상반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기권하는 도리밖에 없다.
김=「말」연이 제의한 동남아, 중립화 안은 실현될까?
코만=「말」연의 설명에 의하면「중립」이란 동남아 각 국이 외세의 개입 없이 자유롭게 살도록 만든다는 의미이다.
만약 중립의 의미가 진정 이런 것이라면 대부분의 동남아국가, 아니 모든 동남아 국가가 동의할 것이다. 이 문제는「뉴요크」에 와있는 동남아 각 국 외상사이에서도 논의되었다. 그리고 다음달 말에는「쿠알라룸푸르」에서 동남아 제국 외상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때도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다.
김=중공이「유엔」에 조용히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코만=중공은 비무장·식민주의·인종차별·중동·동남아 등 여러 가지 문제에 있어서 자신의 이익과 일치하는 행동을 취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북평의 관점을 얘기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내 말은 추측일 뿐이다. 최선의 길은 북평이 들어선 새로운「유엔」이 이제 어떻게 반각 될 것인지 커다란 흥미를 가지고 관망하는 것뿐이다.
김=당신은 곧 본국으로 떠날텐데「유엔」총회에서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지?
코만=나는 지난 몇 주 동안, 특히 지난 25일에는 우리가 꽤 극적인 순간 속에서 살았다.
그리고 중대한 사태가 발생했다. 중국문제 토의과정 발언 중에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현명한 말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말들도 있었다. 새로운 사태의 중요성을 숙고하고 소화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우리의 경우 나는 이번 결실과 그것이 가져다주는 태국 및 그 이웃에 미칠 의미에 관한 필요한 결론을 끌어내고 분석해야 할 것이다. 나는 미지의 세계에 서둘러 돌진하는 것은 부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결과의 중요성에 대해 가능한 숙고와 이해를 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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