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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상가 아파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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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상가 아파트는 67년 서울중부 방산시장의 도심불량지구를 개발, 세운상가 아파트를 건설함에 따라 상가와 아파트를 함께 겸하고있는 특징에서 이름 붙여졌다. 상가 아파트는 대개 3층 또는 4층까지가 점포이며 그 이상이 아파트로 되어있다.
세운상가 아파트는 서울 종로에서 청계천, 퇴계로까지 현대상가 아파트, 아세아상가 아파트가 종로구에, 이어서 청계상가 아파트, 대림상가 아파트, 삼풍상가 아파트, 신성상가 아파트 및 진양 데파트·맨션이 중구에 걸쳐 남북으로 서울중심부를 관통, 연결되어있다.
처음으로 생긴 이 거대한 상가 아파트는 8백여 가구를 수용, 처음으로 엘리베이터와 온수난방시설을 완전 구비한 고급 아파트로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상가 아파트는 점포·시장을 항상 바로 곁에 두기 때문에 주거지로서 생활환경은 적합하지 못한 폐단을 갖고 있다.
67년 세운상가가 건설된 이후 지금까지 23개 지구 2천2백82가구 분의 상가 아파트가 세워졌는데 대개가 공사비를 당장 뽑으려는 계획아래 민간업자에 의해 건설되었다.
한강 맨션의 붐 이후 민간업자에 의한 상가 아파트도 규모가 대형화되어 15평이나 20평 단위의 소규모보다 30평∼45평 또는 60평 이상의 큰 규모로 확대되어 갔다.
또한 낙원 아파트, 뉴스타상가 아파트 등은 불량지구를 개량한다는 방침아래 서울시 민자유치사업의 하나로 추진되어 거대한 아파트가 건설되었으나 가뜩이나 비좁은 도로를 점유, 졸속행정의 표본이 되고 있다.
맨션·아파트의 붐과 함께 작년부터 곳곳에 민간업자에 의한 상가 아파트의 붐이 일어 불과 1년 사이에 1천2백27가구의 상가 아파트가 세워졌는데 현재는 불경기와 함께 아파트가 안나가 상가 아파트를 건설한 민간업자들은 공사비조차 조달 못해 울상을 짓고 있다. 극심한 불경기와 아파트 붐의 하락은 그 첫 번째로 민간업자가 건설한 상가 아파트에 가장 아픈 상처를 남기고 있다. 예로 뉴스타상가 아파트는 완공한지 1년이 넘도록 입주자를 확보 못해 비명을 울리고 있다. 홍은천 복개 위에 세워진 이 거대한 아파트는 당초 입주가격보다 20%의 입주금을 인하까지 하여 수요자를 끌어들이려고 안간힘을 쓰나 현재 30%도 입주 못했다. 또한 고가도로 옆 숭인동에 세워진 덕흥상가 아파트도 입주신청을 받기 시작한지 6개월이 넘도록 1백8가구중 단 8가구만이 입주를 끝낸 실정.
상가 아파트가 이렇게 인기가 없는 이유는 ⓛ주거환경이 부적당하고 ②민간업자에 의해 시공되어 사후관리가 보장받기 어려우며 ③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서울중심지 한가운데 있는 세운상가 아파트의 경우 20평짜리가 지난3윌 3백10만원 선에 매매되었다. 3년전 입주가격은 2백10여만원으로 그 동안 1백만원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그러나 지난 4월부터 이 프리미엄도 내려가기 시작, 현재는 매매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3층까지 있는 점포도 80%만이 차고 20%가량이 비어있다. 진양 데파트의 경우 임대된 점포는 50%이하이다.
아파트는 아니지만 옛 동대문 전차차고에 세워진 매머드 동대문 종합시장은 동대문시장의 현대화 계획아래 지난8월 거창하게 준공 테이프를 끊었지만 점포 4천3백개 중 50%도 유치 안되어 6억여원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민간업자에 의한 상가 아파트의 경우 관리·수리 등이 가장 커다란 문제로 등장된다. 세운상가 아파트는 68년에 입주를 하여 이미 3년이 넘는다. 아파트 입주자들은 곳곳에 노후현상이 일어나 관리사무소와 말썽을 빚고 있다. 개인의 잘못으로 된 파손은 각 입주자가 수리, 보수하게 되지만 혹 난방시설이 된 아파트에서 파이프가 새고 고장나며 전기시설 등 벌써 노후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완전 분양된 아파트가 많기 때문에 건물전체의 대대적인 수리를 하려면 입주자 전원이 모여 공동부담으로 합의가 되어야된다.
특히 온수난방의 파이프 파손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기 쉽다. 지금까지 난방시설을 갖춘 「맨션·아파트」가 세워진지 얼마 안되기 때문에 아직까지 두드러진 말썽이 없지만 3년∼5년 사이에 곳곳에서 대수리소동이 벌어질 것이 예상된다.
상가 아파트를 목표로 아파트를 건설했던 민간업자들은 처음 완전분양방법으로 입주자를 모집하고 분양입주자가 없을 때에는 임대를 한다. 임대는 거의가 전세로 분양가격의 50%∼60%가 된다.
대규모 맨션이 잘나간다는 계획아래 상가 아파트를 40평∼60평정도로 마련한 아이디어는 완전 실패한 결과를 낳았다.
대개 상가아파트는 쾌적한 생활분위기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5백만원∼8백만원 가량의 비싼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고소득층은 거의가 주거지로 상가 아파트를 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상가 아파트는 시장 또는 상가주변, 도로변에 접해있기 때문에 소음이 극히 심하다. 소음에 대한 질병마저 갖기 쉽다. 예로 동대문상가 아파트 덕흥상가 아파트 등은 교통의 중심은 되지만 고가도로와 청계천도로 등 이중의 도로로 말미암아 소음은 극에 달해있다.
앞으로 상가 아파트는 아파트 건설에 앞서 소음에 특히 유의하여 설계를 하여야 되며 시장 또는 점포 종사원을 위해 대규모 맨션보다 소규모로 편리한 잇점을 살리도록 하여야 될 것 같다.
상가 아파트에 대한 불경기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이다. 광주시 금남상가 아파트는 1백80개 점포 중 작년에 63개 점포가 나갔으나 올해는 12개 점포 밖에 안나갔으며 전세도 4천 정도가 나가 1백2개 점포가 그대로 비어있다. 대구시의 칠성동 상가 아파트는 상점을 싼값으로 임대해준다고 해도 상인이 몰려들지 않고 있다. <양태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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