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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지각에 의장이 경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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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상화 이틀째인 23일 국회본회의서 대수롭잖은 질문과 답변의 선후 문제로 의원끼리 멱살잡이를 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시비의 발단은 김대중 의원의 질문이 끝난 뒤 사회를 보던 정해영 부의장이 『정부답변을 듣자』고 하자 공화당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다음 질문자로 정해진 전정구 의원의 질문을 하게 하고 답변은 25일로 미루어야 한다면서 전 의원을 발언대에 밀어 내보낸 것. 신민당의 김상진 의원이 뛰어나와 전 의원을 발언대에서 끌어내리려 하자 공화당의 정판국 의원이 뛰어나와 못 끌어내리게 하느라 서로 멱살을 잡았고 이 문제를 조정하기 위해 현오봉 공화당 총무가 의장석 옆으로 올라갔다가 뒤따라 단상으로 올라온 야당의원들에 둘러싸여 공박을 당했고 유제연 의원으로부터 멱살을 잡혔다.
이러는 동안 정 부의장은 20분 동안 버티다가 총리 한 사람의 답변만 듣기로 절충안을 내어 가까스로 수습.
또 이날 본회의에선 뜻밖에 국무위원출석이 늦어져 야당으로부터 『시간이 돼도 국무위원이 왜 안나오느냐』 『파면결의안을 내야겠다』는 등의 야유를 받고 『나오거든 얘기하지 왜 나에게 그러시오』라고 짜증을 냈던 백두진 국회의장은 국무위원이 나오자 『정부측의 지각으로 의원들을 기다리게 한 것은 유감스런 일이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경고한다』고 한마디.
22일 첫 회의를 가진 국회 예결위에선 신민당의원의 무더기 자료제출을 요구로 정부·여당이 어안이 벙벙해졌다.
2백건에 달하는 이 자료는 신민당 총무단의 전문위원들이 뽑은 것으로 예산심의 자료 외에도 위수령의 근거와 모법, 대학에 동원된 병력과 무기종류, 고대에서 사용된 최루탄의 성능 등 최근 사태와 관련된 것이 포함돼 있는데 송원영 한병채 김이권 강필선 신진욱 최병고 김한수 의원이 분담해서 냈다..
자료품목이 쏟아져 나오자 김봉환 위원장은 『그간 며칠사이에 낼 수 있겠느냐』면서 『정부는 성의껏 제출하되 추경예산에 관계되는 것은 23일까지 준비하게 하자』고 양해를 구하려 하자 한병채 의원은 『위원장은 정부대변인 같은 말은 하지 말고 사회나 하시오』라고 면박을 주자 옥신각신 하기도.
지난 5월의 선거이래 신병치료를 해온 신민당의 김대중 의원은 이달 말께 일본에 건너가 입원 요양할 예정.
김 의원은 당초 미국에 가서 치료받기 위해 「월터리드」 미 육군 병원서의 요양을 미국정부에 교섭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아 일본에서 치료키로 했다는 것.
그는 연말까지 치료를 끝낼 계획이지만 한두 달 늦추어 질지도 모른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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