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유달리 극성부리는 어린이 가성『콜레라』 그 증상과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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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어린이 가성「콜레라」가 유행하고 있다.
요즈음 서울시내 각 종합병원에는 심한 탈수로 「쇼크」에 빠진 어린이, 특히 1세미만의 유아환자가 하루평균 20∼30명이 몰려들어 소아과 입원실은 만원을 이루고있다.
앓는 모습이나 나타나는 증상이 마치 「콜레라」와 비슷해서 가성「콜레라」라고 일컬어지지만 초기증세가 감기와 비슷한 점이 이번 유행하는 전염병의 특징이라고 신명희 박사(고려병원소아과장)는 말하고 있다.
소아과의사들이 밝히는 가성「콜레라」의 증상을 종합하면 보통 하루나 이틀정도 감기처럼 앓다가 갑자기 토하며 설사를 하루에 10회 이상 한다는 것. 심한 경우에는 마치 물 같은 설사를 하루에 20회 이상 하므로 몸 안의 수분이 급속도로 빠져나가 금방 「쇼크」를 초래, 생명의 위험까지 있다고 한다.
이러한 가성「콜레라」는 해마다 가을철이면 고개를 들지만 금년 가을에는 유난히도 극성을 부리는 것 같다고 고광욱 박사(서울의대소아과 교수)는 말한다.
주로 생후 4∼5개월서부터 1세미만의 유아에게 걸리기 쉬운 가성「콜레라」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고 있으나 일본에서는 「바이러스가 병원체라고 밝힌바있다.
맨 처음 감기처럼 앓기 마련이므로 보통감기로 오인, 의사에게 보이지도 않고 멋대로 약국에서 약을 사 먹이다가 심한 설사로 갑자기 상태가 악화해서야 비로소 병원을 찾기 때문에 가끔 위험할 때가 많다고 신명희 박사는 경고한다. 특히 1세미만의 유아인 경우 지속적인 설사로 탈수현상이 심해지면 금방 「쇼크」에 빠지므로 재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아주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빨리 전문의에게서 치료를 받는게 상책』이라고 신 박사는 당부한다.
증세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아기의 보온에 유의하면서 물을 많이 먹여서 설사로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하도록 신 박사는 권고한다.
이때 물에 소금을 타서 먹이도록 권장하기도 하는데 주의할 점은 너무 소금을 많이 타서 체내의 전해질 「밸런스」를 파괴,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아주 적은 량의 소금을 타서 먹이든지 아니면 그냥 맹물을 먹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상태가 호전되면 처음에는 미음으로 시작해서 「바나나」즙 등을 먹이다가 차차 우유로 전환하되 한동안은 우유를 희석해서 먹여야 한다고 신 박사는 처방한다.
그러나 구토와 설사가 심한 경우에는 시간을 지체치 말고 입원시켜 의사의 철저한 감독과 지시아래 치료를 받도록 고광욱 박사는 당부하고 아기에게 함부로 항생제 따위를 먹이는 것은 위험천만이라면서 감기증세를 보이더라도 약을 복용시길 때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과 지시를 따라야한다고 강조한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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