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섬유규제」배후에「더먼드」상원의원|재벌 업은「로비이스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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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닉슨」미대통령의 직물수입제한강행 이면에는 남「캐롤라이나」주 출신「스트름·더먼드」상원의원이 도사리고 있다.
미국 최대의 직물공업지대인 남「캐롤라이나」주 다선 의원인「더먼드」의원은 의회 안에서 남부출신의 지도급 직물「로바이스트」이며 68년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전 때부터「닉슨」의「킹·메이커」(옹립 자)였다. 따라서「닉슨」대통령은 당선 이후 여러 차례「더먼드」의원에게 진『빚을 갚으려고』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지명전 때만해도「더먼드」가 아니었다면「닉슨」은 남부 표를「로널드·리거」한테 빼앗길 뻔했다.
그러나「리건」이 대통령 감이 못됨을 간파한「더먼드」는「앨라배마」「조지아」「미시시피」「켄터키」「텍사스」「루이지애나」주 등 남부와 중서부 대표들을 일당에 모아 놓고 일종의 진중 맹 약을 했다. 『이 지명대회가 뽑을 수 있는 최선의 후보는「닉슨」이다.』
이 선언에 대해「닉슨」은『남부의 목에 망치질을 할 자는「러닝·메이트」로 지명하지 않겠다』고 엄숙히 선서했다. 그리고「더먼드」는「미시시피」 대표를 향해『「닉슨」이 만약「린지」나「록펠러」,「찰즈·퍼시」,「해트필드」같은 온건 진보주의자를 부통령후보로 앉히면 대회 당일「닉슨」타도 연설을 하겠다』는 말로 설득작전을 벌였다.
대회장에선 연방 전화로「리건」쪽으로 기우는 남부 표를「닉슨」쪽으로 돌리는데 눈부신 활약을 했다.
남부 표는「닉슨」의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인 몫을 담당했다. 남부의 선거인단 총 표수는 1백 31표. 이 가운데「닉슨」이 79, 「험프리」가 7, 「월리스」가 45표를 얻었는데, 만약 남부의 79표가 없었다면「닉슨」의 선거인단 표수는 2백23표에 머물러 당선선인 2백70표에 미달, 결국 낙선했을 것이다. 그만큼「더먼드」의 역할은「닉슨」의 생명선이었다.
이에 대한 정치인으로서의 보답은「닉슨」대통령의 입법, 재정, 무역, 인사정책에 즉각 나타났다.
우선 섬유류 수입규제. 미국섬유공업이익의 정치적 대변자「더먼드」의원의 입김이「닉슨」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낳게 한 셈이다. 그 다음 인사 면에서는「더먼드」의 추천을 받은「카스웰」「헤인즈워드」두 법관이「닉슨」에 의해 대법원판사로 천거돼 말썽을 빚었다. 「닉슨」의 소극적인 민권대책도「더먼드」의 압력(?)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올해 65세인「더먼드」는 국수 적인「아메리카」제일주의 적 애국자요, 반 민권 파로서 남부의 인종분리주의와 섬유재벌의 1급「로비이스트」로 일관했다.,
「더먼드」의원의 청을 잘 들어주는「닉슨」대통령이 과거의『빚 갚기』는 물론 72년의 남부선거 전략을 의중에 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닉슨」대통령은「더먼드」와 남부재벌을 상대로 모종의 뒤 흥정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얘기도 나돌고 있을 정도다. <유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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