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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와 돌 깎아 파랑새를…송영수씨 유작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작년4월 41세로 작고한 조각가 송영수씨는 동화적인 파랑새의 꿈을 간직했던 작가. 그는 쇠붙이를 산소 땜질하여 숱한 새를 만들고 혹은 돌을 깎고 흙으로 빚어서까지 간지럽게 지저귀는 모습을 여러모로 표현했다. 그 파랑새는 비갠 새벽녘에 마주치는 제비 같다고 할까, 너른 들판을 지키고 선학이나 두루미 같은 것.
이번 유작전(6일까지 신문회관화랑)에 출품된 30여점의 조각들은 그의 인간미와 꿈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가 생시에 못 가졌던 이 최초의 개인 작품 전은 동·철제가 18점, 석고·나무·대리석이 각 1점이고「테라코타」7점을 곁들였다.
서울대 미대를 나와 모교에 머물러 있던 그가 남긴 대작은 사명대사상 (장충공원) 원효 대사상(효창공원)을 비롯해 육사의 통일상, 화랑천, 공사의 성무대 등. 고난을 겪은 사람들끼리의 따스한 대화와 의지를 희구했던 것 같다. 그의 사실적인 작품인 가족상이나 부부상. 그밖에「테라코타」 작품들은 아주 구수하고 순박한 것임을 설명해 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들의 표정에는 긍지가 있고 홀가분한 비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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