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연에 대한 대비책 못 세워|장신발굴 등 장기계획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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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청룡「팀」이 「말레이지아」에 너무나 허무하게 1-0으로 패배, 「뮌헨·올림픽」본선진출이 절망적으로 떨어진 것은 전국민에게 너무나 큰 충격을 던져줬다.
청룡은 지난 69년 이후 한국축구사상 가장 많은 경비를 써가며 피나는 훈련을 거듭했고 작년 「메르데카」대회·「킹즈·컵」대회·「아시아·게임」 등을 제패, 3관왕을 획득하여 팬들의 열망에 호응해 왔다.
이와 같이 청룡은 「뮌헨·올림픽」 출전권이란 한국축구의 지상목표를 향해 치닫지만 대 「말레이지아」와의 첫 대전에서 화려했던 전력과 꿈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말레이지아」와의 경기가 한국의 패배로 「휘슬」이 울리자 축구관계자들은 『승부의 세계는 이같이 냉혹하다』 『이것이 바로 축구의 생리라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중전이 익숙한 「말레이지아」가 일본을 3-0으로 이겼을 때에도 『설마 한국도 지기야 하겠느냐』는 것이 축구계의 한결같은 의견이었으며 청룡의 우승은 한·일전으로만 초점을 모아왔다.
이것은 곧 축구협회집행부가 대「말레이지아」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지 못했으며 지난 「킹즈·컵」대회 3-0, 「메르데카」대회 한국2진이 1-0으로 연파한데서 온 자만과 자신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이런 자만은 청룡의 전력을 투철히 분석하는데 오류를 가져왔다. 축구계 원로 김용식씨(협회자문위원)는 『청룡은 90분동안 일방적인 공격을 벌였으나 「팀」의 「리더」가 없었다』고 말했고 『일본축구의 아버지』라는 「크라마」씨가 『한국은 우세한 체력과 「스피드」를 보였지만 결정적인 「팀」의 「리더」부재』를 지적한 것 등은 그동안 「리더」 발굴에 소홀한 뼈아픈 실책을 범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한국의 패배는 불운으로만 그치기는 너무나 뼈아픈 아쉬운 현실이었다. 일본의 「가마모드」(부본)같은 「스트라이커」만 있었어도 실망적인 「슈팅」만이 거듭하지는 않았을 것이다.』(청소년 「코치」 박경화씨)
청룡은 이제 가냘픈 한 가닥 희망 속에 솔직한 패배를 감수해야하며 실의에만 빠져 있을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과감한 신인선수의 발굴과 장신 FW로 제공권을 해결해야 하며 이런 안목은 4년 정도를 내다보는 장기계획이 필요한 것이다.』(「크라마」씨의 말)
따라서 청룡은 놓쳐버린 「뮌헨」행의 미련을 깨끗이 씻고 73년 「월드·컵」이나 75년 「올림픽」을 향한 과감한 수술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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