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4)이상고조|서형수(교통부 수로국 해양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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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1일부터 7∼8일 동안 우리 나라 남 서해안에 생긴 이상조위 현상으로 2천여만원의 연안피해를 냈으나 확실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불안해하는 사람이 없지 않다.
이번 이상고조는 지난1일 제주 앞 바다에서 20㎝, 본포에서 34㎝의 조고를 보이면서 나타나 최고 51㎝를 기록, 남서해안 전역에 걸친 것이었다.
이상 고조는 ①해중의 화산폭발, 갑작스런 지각변동과 같은 지진과 ②태풍·이상저기압·강풍과 같은 기상교란 ③해류의 주축방향 변동에 의한 해면상승으로 나타난다.
지난 1일부터 부산·목포·인천 등 전국11개 검조소의 실측에 의하면 이번 이상고조는 계속적으로 고조현상이 나타났고 조위의 편차가 규칙적이고 출현시각이 정상적인 고·저조시간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앞서 말한 기장이나 지진에 의한 해일은 아닌 것이 분명하고 해류의 주축방향 변동 때문이 아닌가 볼 수밖에 없다.
일본 동대 해양연구소 「데라모도」 조교수와 동해대 우전박사 등도 우선 이같은 견해를 취하고 있는데 두 교수는 「필리핀」을 끼고 일본남방을 거쳐 알라스카로 흘러가는 「구로시오」(흑조)가 수온·바람 등의 원인으로 한때 이상 「코스」를 흘러간 때문이 아닌가 보고있다.
그러나 이상 흐름의 예상 해면에서 수온·염분·유속 등을 검측했는지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에 구로시오의 이변여부도 분명히 가릴 수 없어 현재로선 이번 이상조위는 원인이 불명한 셈이다. 우리 나라에선 15년 전 검조소가 활동을 시작한 이래 서산·당진 등에서 이같은 원인모를 해일이 가끔 관측됐으나 그 높이는 기상교란에 의한 해일에 비하면 미미한 편. 이번에도 최고조고가 51㎝로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어서 무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앞으로 이같은 이상조위현장에 대한 자료가 쌓이고 조위 검측이 궤도에 오르면 이상조위의 정체도 가러지고 예보도 가능해질 것이지만 아직은 해양과학에 미개척 분야가 많아 안타까운 점이 많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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