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오늘 끝보자는 두산 내일 끝내자는 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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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니퍼트(左), 밴덴헐크(右)

‘내일이 없는 야구’를 한 삼성과 ‘내일을 대비한 야구’를 한 두산의 대결. 31일 오후 6시 대구야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KS) 6차전의 키워드다.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삼성은 29일 잠실 5차전에서 전력을 풀가동해 7-5로 승리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한 경기만 승리하면 홈구장에서 샴페인을 터트릴 수 있었던 두산은 무거운 마음으로 대구로 이동했다.

 ◆6차전 대비한 두산=류중일(50) 삼성 감독은 5차전에서 주축 선발투수 밴덴헐크(28)까지 불펜에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반면 두산은 5차전 경기 내내 6차전을 염두에 두고 전력을 비축했다.

 두산 벤치는 선발 노경은(29)에게 5이닝(8피안타·5실점)을 맡기고 김선우(36)를 6회 투입했다. KS 5경기 연속 등판하는 등 피로가 누적된 윤명준(24)의 투구 수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김선우는 볼넷 2개를 허용하며 2사 1, 3루 위기를 만들고 윤명준에게 공을 넘겼다.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두산은 5-5 동점이던 8회 선두타자 진갑용이 안타로 출루하자 필승 계투조인 홍상삼-오현택 대신 정재훈을 먼저 투입했다. 김진욱(53) 두산 감독은 2타점 결승타를 맞고 나서야 홍상삼을 올렸다. 내일을 알 수 없는 단기전에서 좀 더 과감하게 승부를 걸었어야 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두산은 6, 7차전에 가장 믿을 만한 투수인 니퍼트(32)와 유희관(27)을 정상 가동할 수 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친 두산으로서는 총력전을 펼치고 패하는 상황만은 면해야 했다. 김 감독의 아껴 쓰기 전략의 성패는 결국 6, 7차전 두 투수의 어깨에 달린 셈이다.

 ◆갈수록 살아나는 삼성=5차전에서 2이닝을 1피안타·2탈삼진·무실점 호투한 밴덴헐크가 6차전 마운드에 또 오른다. 두산 선발은 니퍼트다. 5차전에서 밴덴헐크는 28개의 공을 던졌다. 마해영 XTM 해설위원은 “니퍼트가 5일 쉬었고 밴덴헐크가 하루 쉬었다. 하지만 체력 부담감은 니퍼트가 훨씬 크다. 니퍼트는 준플레이오프부터 달려왔고 시즌 막바지 등 부상도 당했다. 반면 밴덴헐크는 정규시즌 뒤 3주를 쉬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경기를 거듭하면서 삼성 타자의 방망이가 점점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6-7-7-4-11. 1차전부터 5차전까지 삼성의 안타 숫자다. 5차전에는 11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모처럼 정규리그 1위의 위력을 뽐냈다. 특히 채태인(31)-최형우(30) 등 막혀 있던 중심타선을 포함해 2~9번 타순이 고르게 터졌다.

 반면 두산은 이원석(27)과 오재원(28)이 부상으로 제외되는 등 피로 누적으로 인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5차전에서 홈런 2개를 포함해 10안타를 치는 등 타선이 살아 있다.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선수들의 단합된 분위기는 여전히 끈끈하다. 하지만 7차전까지 갈 경우 분위기는 삼성 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

서지영 기자

◆오늘의 한국시리즈(6차전)
두산(니퍼트)-삼성(밴덴헐크·MBC·대구·오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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