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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서 소상한 발표 지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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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8·23사태」가 발생했을 때「공비의 침입」으로 잘못 발표했다가「군 특수 범의 난동」으로 정정 발표한 것은『사실이 밝혀진 이상 모든 것을 소상히 발표하라』고한 박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
새해 예산안을 다룬 23일 하오의 정부-여당 연석회의 때 박대통령자신은 회의를 계속 주재하면서 김종필 총리에게 사태 수습을 지시, 이에 따라 김 총리는 김정렴 비서실장 방에서 관계기관으로부터 들어오는 보고를 종합하여「공비침입」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
김 총리는 현장을 다녀온 정래혁 장관 및 심흥선 합참의장, 김두만 공군참모총장 등과 함께 약 2시간에 걸쳐 관계서류까지 일일이「체크」, 실 미 도에 있던 특수 범들임을 확인한 뒤에야 이를 박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것인데「판단」에 신중을 기하는 바람에 정정 발표는 늦어졌던 것이라고.
『저는 이번 난동사태에 대해 백 번 잘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저의 사표가 수리되고 평소에 존경하는 유재흥 씨가 신임장관이 되었으니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입니다.』
정래혁 전 국방장관은 24일 국회 국방·내무위 연석회의에서 의장들의 질문에 답변하다 하오 6시20분 비공개회의로 들어가기 직전 해임통보를 받고 퇴임인사를 했다.
이날 연석회의는 사건의 중대성에 비례할 만큼 긴장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는데 1백 여명의 보도진 외에도 공화당의 장영순·박태원, 신민당의 김재광·이중재·한건수·이택돈·김한수·노승환 의원 등이 방청했다.
약 열흘 전부터 예고·연기·재 예고를 거듭한 김홍일 신민당 대표위원의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은 최근의 특수 범 난동사건·남-북한 적십자회담을 비롯해서 물가문제까지 모든 문제를 다룬 탓인지 초점이 흐려진 인상.
「프린트」된 회견내용은 김수한 대변인의 솜씨로 다듬어진 듯 김 대변인이 평소 즐겨 쓰는「중대사태」「즉시철회」「위정자의 독선과 강요」「정략적 악용」「고식적 탄압」등 강경한 수식어가 다채롭게 나열돼 있었다.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부정부패추방입법계획을 묻자 김 대표는『그런 안은 있으나 성안되지 않았다』는 등 부연 설명도 거의 없었다고….
백두진 국회의장은 거가 없거나 서울에 집이 없는 초선의원들에 대해 주택 및 차 구입에 편의를 보아주도록 사무처에 지시.
이에 따라 국회사무처당국은 집 없는 의원들에게는 서울시가 지은「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하고 승용차도 할부구입 방법을 교섭 중.
한편 국회간부들의 새차구입계획은 백의장의 거절로 의장 차는 새「캐딜락」으로 바꾸지 않기로 하고 부의장용「벤츠」600 2대(2천7백82만원)구입 계획은 예산만 따 놓은 채 주춤한 형편이며 양당 총무·상임 위원장용「뉴·크라운」인 18대만 구입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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