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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만한 「비너스」에의 복고…구미 「모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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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핫·팬츠」와 「노·브래지어」가 전 세계를 누비고 있는 이 여름이 가면 단아하고 고전적인 「모드」가 가을 겨울 거리에 등장할 것 같다. 세계「패션」의 2대 산지인 「파리」와 「로마」는 지난주부터 71년 추동 「컬렉션」을, 발표하기시작, 더 이상 『야윈 소년의 인상을 주는』 「모드」가 유행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시사했다.

<파리>
금주 「파리」에서 개막된 추동 「컬렉션」에는 풍만한 곡선미를 자랑하는 「밀로」의 「비너스」가 새로운 원형으로 등장했다.
「크리스티앙·디오르」는 그의 「매니킨」의 체중을 모두 2, 3㎏ 늘리도록 했으며 그중 어떤 것은 「뚱뚱보」급에 속해있다.
이제 날씬하고 빈약한 가슴의 「매니킨」은 더 이상 여성들의 이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파리」 「컬렉션」에서 시사된 앞으로의 유행의상은 지난 몇 「시즌」동안 유행해온 모든 「히피」취향, 민속적, 인종적, 복고적, 「스타일」들과 함께 고전 「실루엣」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 「컬렉션」에서는 「핫·팬츠」도 「팬츠·수트」나 「트라우저·앙상블」에 자리를 양보했으며 가냘프고 선이 적은 「주머니」형 실루엣 시대는 바야흐로 사라지고 「실루엣」은 보다 구조적이 되고 있었다.
어깨는 깊숙이 달린 「세트·슬리브」와 함께 넓어지는 경향이었으며 치마길이는 무릎이나 그 바로 밑에 안정되고 있다.
의상들은 몸에 꼭 껴서 몸매를 의식시키도록 만들어졌고 「웨스트·라인」을 강조하고 있으며 폭넓은 「스커트」에 「프린세스·라인」이 지배적이었다.
「레이스」편물 「재킷」몸에 찰싹 붙는 「스웨터」와 「점프·스커트」, 소매 없는 조끼, 「재킷」 「코트」 등의 「앙상블」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겨울「코트」는 대조적으로 넓은 「칼러」와 「라글랑」소매가 대부분이며 소매나 깃에 모피를 달고 있었다.
색채도 지난 두 해 겨울에 어두운 색조가 유행했던 것과는 달리 밝은 색이 지배적이며 겨울의상으로는 이례적으로 「프린트」특히 추상적인 도안, 수놓은 옷감, 「벨베트」 등이 대거 등장했다. 「액세서리」로는 장갑이 다시 등장한 반면 지난해겨울 대유행했던 「부츠」는 사라져가고 있다.
한편 「팬츠·스타일」유행의 세계적인 「패션」추세 속에서도 전혀 동요됨 없이 무릎길이의 단정한 치마, 「심플」한 「디자인」을 지켜온 「샤넬의 집」-「파리」시내 「캉봉」 가에 있는 「마드뫄젤」은 『71년 가을 겨울을 위한 컬렉션』을 앞두고 「트위드」감을 주로 쓴 「샤넬·라인」의 「슈츠」·「원피스」·「코트」 등의 옷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샤넬」이 죽은지 6개월이 지났지만 「마드뫄젤」은 여전히 성업중이며 그녀가 살아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유행의 변동에 휩쓸리지 않고 「샤넬식」을 지키고 있다.
치마길이가 발 밑까지 내려왔다가 하루아침에 넓적다리위로 치솟는 변덕스러운 유행추세를 비웃었던 「샤넬」은 죽기 전에 이미 여성 「모드」의 자연스런 변천을 점쳐놓았었다.
이번 「컬렉션」은 그 자연스러운 변천과정의 하나로 기실 지난봄에 있었던 「컬렉션」의 경향과 두드러지게 다른 점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팬츠」와 「미니」로 인해 노출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한 사람들의 눈에 이 「컬렉션」은 신선하게 「어필」될 것이라고 「샤넬」의 동료였던 「파리」의 「디자이너」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로마>
18일 개막된 「로마」「컬렉션」에는 7개의 고급 의상 점들과 많은 모피상들이 참가하는데 첫날에는 「안토엘리」, 「마루첼리」, 「폰타나·시스터즈」 의상점의 작품이 선을 보였다.
「안토첼리」의상점의 「모델」들이 등장하자 실내는 「셔리·젬츨」 「데다·바라파」 「마리비·디트리히」 「클라크·게이블」시대의 「할리우드」로 되돌아간 느낌. 세계각국에서 모인 「패션」계 인사들은 고전적이며 소위 『전아한 모습』으로 복귀한 새로운 의상들에 환호를 울렸다.
「만토넬리」 「컬렉션」은 「핫·팬츠」위에 입는 「팬츠·코트」가 이채를 띠었는데 앞에 「지퍼」를 단 입기 편한 「스타일」로 전통적인 겨울옷감을 사용했다.
「팬츠·코트」를 위시해서 그의 평상복의 「스커트」길이는 모두 무릎 아래로 고정되었으며 따뜻한 색깔이 주축을 이룬 야회복은 모두 「맥시」였다.
「폰타나·시스터즈」 「컬렉션」은 「요들」소리만 없다면 「알프스」산맥지방을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였으며 붉은 수직선을 넣은 날씬한 검은 「브래지어」와 「히프·라인」아래로 주름을 넓게 잡은 무릎길이의 검은 「스커트」는 「샤넬」풍을 연상시킴과 동시에 「이탈리아」 「알프스」산맥의 남자들이 입던 웃도리와 비슷하다.
평상복으로는 「샤쓰·칼러」에 남성식 검은 「타이」를 맨 「미디」 「드레스」위에 소매를 짧게 하고 긴 뜨개 장갑을 곁들인 「스모크·코트」를 선보였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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