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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끝을 흐리는 여당의원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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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이에 따른 법관들의 집단사표 사건에 대해 여야의원들은 모두 『불길하고 우려할 사태』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법부 독립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 보고 있는 신민당은 29일 긴급의원총회를 열어 본회의까지 늦추어 가면서 강경대응책을 세워 부드러웠던 의사당 분위기가 굳어졌다.
공화당의 김재순 원내총무와 고재필 법사위원장은 『사법부의 일이기 때문에 국회가 관여할 일은 못되나 우선 법무장관을 출석시켜 보고를 들어야겠다』면서도 하필 개원 초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을 못마땅해했다.
신민당 의원총회에서는 나석호 의원 등 주로 법조출신 의원들이 『검찰권의 남용이며 재판에 심리적 영향을 주는 처사』라고 비난했으며 대부분 의원들은 『기소상을 보면 검찰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처리하려는 인상을 준다』는 의견.
공화당의원들은 『법관이라고 해서 잘못이 덮어질 수는 없고…그러나…』라고 어물어물 말을 피했다.
25일 하오에 실시된 국회상임위원장 선거에선 적지 않은 야당 표가 공화당이 지명한 후보에게 넘어가 여야협조「무드」를 보여준 듯.
공화당 1백9명, 신민당 77명, 무소속 2명의 의원이 투표에 참가한 선거에선 위원장 후보들이 1백28표에서 1백47표까지를 얻어 신민당과 무소속의원 19명에서 38명까지가 공화당 지명자에게 투표한 셈.
김재순 공화당 원내총무는 『부의장선거에서 공화당이 신민당의 정해영 의원에게 표를 몰아준데 대한 답례로 본다』면서 흐뭇해했다.
위원장 선거결과가 마치 인기투표처럼 하나씩 발표되자 위원장 후보들은 표수에 모두 신경을 곤두세웠는데 최고 득표는 차지철 내무, 전휴상 농림위원장의 1백47표고 민기식 국방위원장이 1백28표로 가장 적었다.
일본에 도착한 한일협력위의 한국대표단에 대한 일본측의 응대는 전보다 못해진 듯.
지난 25일 화일협력위의 자유중국 대표들이 동경에 도착했을 때는 안신개 회장, 석정광차낭 의원, 애지전 외상 등 정계·재계의 거물들이 공항에 출영했었는데 28일 한국측 대표들이 도착했을 때는 협력위의 일본측 사무국장 전중룡 부의원과 장곡천인 상임위원 등 사무국 관계자들만이 마중 나왔다.
한국대표단과 중국대표단에 대한 격차 있는 응대에 대해 한국대표단의 한사람은 『대 중공문제 때문에 대만 쪽이 섭섭하지 않게 하느라고 그렇게 된게 아니겠느냐』고 자위했다.【동경=조동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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