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이탈 없은 의장단 선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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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회의장단 선거에서 공화당의 이탈 표가 없겠느냐는 구구한 전망이 한동안 화제였었으나 26일의 선거결과는 산표가 거의 없이 표의 분포가 비교적 명백해졌다.
야당은 관례에 따라 독자적인 의장후보를 내지 않았는데 백두진 의장이 받은 표는 공화당의 재석 112표보다 13표가 많아 국민당·대중당 각 1표를 빼도 최소한 11표 이상의 신민당 표가 백 의장에게 간 셈.
7대 국회 때는 공화당의 표 분산이 있었고 여기에 야당 표가 개입하여 공화당의 지명후보(이효상)보다 다른 사람(정구영)표가 더 많이 나와 3차의 결선투표까지 간 일이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이번 의장단 선거는 퍽 평온했다.
신민당은 이날아침 열린 여야 총무회담에서 『의장 선거에서는 후보를 내지 않고 백지투표를 하겠다』고 통고했으나 신민당 재석 의원 86명 중 73명만이 백지투표를 했다.
야당 측 부의장선거 때는 13명의 의원에게 20표가 산표 됐는데 장난기가 있는 표로는 너무 많아, 「유머」로만 봐 넘길 수 없을 듯.
야당출신, 부의장을 뽑는 투표에서 공화당 총무단은 소속의원에게 『산표를 내지 말고 신사적으로 정해영 의원에게 표를 찍어달라』는 회람을 들렸다.
의장선거에 앞서 사무처에서 투표요령을 설명했으나 권일 의원(공화)은 명패와 투표지를 뒤바꾸어 넣기도.
8대국회의 첫 본회의에는 김성곤(공화·도일 중), 김대중 서범석 의원(이상신민)이 불참.
신민당은 국회개원에 「타이밍」을 맞춰 당 요직 인선을 마치려다가 약간의 혼선 때문에 갈팡질팡했다.
김홍일 당수는 일요일인 25일 하오 정무회의와 의원총회를 동시에 소집해 놓고 정무위원명단 발표 정무회의 부의장선출 국회부의장 및 원내총무지명 등의 「스케줄」을 한꺼번에 처리할 작정이었던 것.
그러나 정무회의 부의장을 두고 범 주류 안에서 고흥문씨 외에 이철승·정성태·김형일씨가 경합하는 바람에 벽에 부딪쳤다.
김 당수는 의원총회와 정무회의에 번갈아 드나들며 『우리측(범 주류 측) 의 의견이 아직 조정되지 않아…』라고 해명하다가 양일동씨로부터 『전당대회도 끝났는데 당수가 「우리측」이 뭐냐』는 항의를 받기도-.
부 당수 격인 부의장선출에 주류에서 4명이나 경합했던 것은 원내총무를 희망했던 이철승 김형일씨와 국회부의장을 원했던 정성태씨가 원내요직에서 탈락한 불만 때문이고 국회부의장으로 지명된 정해영씨는 25일 밤까지 원내총무를 맡겠다고 버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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