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는 국가경제를 좌우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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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서울 YWCA는 13일 하오 2시 환율인상이 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강연회를 열고 조동필 교수(고대·경제학)의 『가계를 움직이는 여성들의 절약이야말로 환율인상과 외채에 시달릴 우리 나라 경제발전에 크나큰 공헌이 될 것』이라는 요지의 강연을 들었다.
조교수는 「알프레드·마셜」교수의 주장을 인용, 여성들이 국가경제발전을 좌우한다는 학설을 전제하고 다음의 6가지 입장을 설명했다.
첫째, 여성의 생산자로서의 위치. 즉 여성의 가정에서의 반대급부 없는 노동이 곧 생산활동이며 따라서 주부의 가정에서의 노동이 국가경제 발전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성을 갖는다.
둘째, 소비자로서의 위치.
정부·기업·가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가계로 전체의 60∼70% 이상을 소비한다.
따라서 가계소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은 막중하며 이것은 여성들이 맡아야할 책임이다.
셋째, 저축자로서의 위치.
생산수준에 비할 때 우리 나라의 현재 소비수준은 비정상적으로 높다. 일본의 저축율은 36%, 서독은 28%, 우리는 가장 높았던 69년이 18%이다.
후진국에서 나타나는 과시적 낭비현상을 여성이 앞서 개선해야한다.
넷째, 경영자로서의 위치.
가정경제를 운영하는 주부의 낭비 없는 경영, 규모 있는 살림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다섯째, 교육가로서의 위치. 자녀가 만나는 최초의 교육자인 어머니로서 자녀를 훌륭히 가르칠 뿐 아니라 올바른 경제생활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태도를 가르쳐 줄 의무가 여성들에게 맡겨져 있다.
여섯째, 노동력 산출 및 노동력 재생산을 위한 장소제공자로서의 위치.
가정을 화목하고 안락하게 만들고 가족의 건강생활을 관리함으로써 새로운 노동력을 만들고 피로한 몸을 다시 일할 수 있는 자세로 회복시키는 역할을 여성들이 맡고있기 때문에 여성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가장 필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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