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차 유엔총회 중공에 문은 열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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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오는 가을의 제26차 「유엔」총회에 있어서의 중국대표권 토의는 미·중공간의 해빙추세를 배경으로 21년간 끌어오던 이 문제의 총결산을 지을지도 모른다. 대체로 앞으로의 5개월이란 시간이 유동적이기는 하나 「업저버」들은 다음과 같은 추리들을 하고있다.
즉 ①「유동적」인 사태는 중공에 유리한 반면 자유중국에 불리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②자유중국이 「유엔」을 떠나는 대신 중공이 가입할 공산이 처음으로 커졌고 ③이로 인해 자유중국 지지국들은 종래의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대안을 강구하기에 이르렀는바 ④자유중국이 「유엔」에 잔류하는 한 중공은 어떠한 경우든 「유엔」에 참가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자유중국 지지국 수세>
따라서 종래 『중공을 「유엔」에 가입시키느냐, 마느냐』하는 문제가 이제는 『자유중국을 「유엔」에 잔류시키느냐, 마느냐』하는 문제로 뒤바뀐 셈이다. 말하자면 자유중국 지지측이 공세에서 수세로 몰린 것이다.
「리비아」의 중공승인이래 각국의 「승인방식」이 「대만」을 언급하지 않는 「스타일」을 나타내는 것은 곧 중공의 태도연화와 「유엔」가입 열의를 증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중공지지국의 수가 자유중국지지국의 수를 상회하는 것은 자유중국이 「유엔」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 최대의 대의명분을 잃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올 가을의 「유엔」에서의 토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중요사항지정」방식의 표결결과는 찬성66, 반대52, 기권7, 결석2표로 채택, 중공의 「유엔」가입이 저지되었다.

<중공승인국 크게 늘어>
그러나 금년총회에서는 중공승인국의 증가가 현저한데 비례해서 ①영국·「캐나다」·「이탈리아」·「오스트리아」·「터키」·「이란」 등 작년에 「중요사항지정」안에 지지했던 상당수의 나라들이 금년에는 기권이나 반대를 할 공산이 늘어났고 ②「아프리카」·중남미 제국이 중공에 유리한 방향으로 임할 가능성이 보여지고있어 이 결의안이 부결될 전망이 없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일본 등 자유중국 지지국들은 이른바 「이중대표방식」 또는 「역중요사항지정」방식을 생각중인 것으로 알려진바 있다.
이 방식은 결국 『중공가입을 인정하고 자유중국의 의석을 유지하는』길인 동시에 『「알바니아」결의안은 중요사항으로 3분의2의 다수결이 필요하지만 이중대표결의안은 단순다수결로도 충분하다』고 하는 주장이나 같은 말이다.

<2개의 중국실태 반영>
이러한 방식이 「알바니아」결의안을 저지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이유로서는 ①이 방식이 중공의 「유엔」참가를 초청하는 것이면서 중국에 2개의 정부가 현존하고 있다는 실태를 「유엔」에 반영시킬 수가 있으며 ②「알바니아」결의안은 작년에 찬성51, 반대49, 기권25, 결석2표로 나타났는데 기권과 결석을 포함해 전가맹국의 과반수를 넘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결의안이 이 기권표를 끌어들일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는 점이 거론되고 있다.
올 가을의 토의가 진행되는 양상은 대개 다음과 같은 것이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즉 「이중대표방식」이 단독으로 제기될 경우에 이 결의안의 표결을 「알바니아」결의안보다 앞서서 처리하자는 동의가 자유중국 지지국들에 의해 제의돼 이것을 과반수의 지지로 가결시킨 후 「알바니아」결의안을 토의에 붙이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알바니아안 부결키로>
「알바니아」결의안의 표결동의가 나오면 『서로 모순되는 결의안의 중복』을 이유로 이를 표결에 붙이지 말자는 동의를 성립시키자는 복안이다.
또 만약 「이중대표」결의안은 과반수로는 성립시킬 수 없다고 하는 기습이 나오면 이것이 부결될 전망에 대비, 이 방식을 중요사항으로 지정하는 동시에 「알바니아」안도 3분의2 다수결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만들어버리면 2개안이 다같이 부결됨으로써 자유중국의 의석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역중요사항 지정방식과 이중대표방식을 병용하는 경우 결국은 역중요사항 지정방식을 성립시키고 「알바니아」안의 가결을 저지하면서 이중대표 결의안을 과반수로 성립시킨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이중대표방식」에는 난제가 많다.

<미여론 중공지지 증가>
첫째 중공이 이 방식으로는 절대 「유엔」에 가입하려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자유중국을 위해서도 하나의 감정적 편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중공으로서는 자유중국과 동거하려 하기보다는 1년쯤 더 참아서 「알바니아」안대로 「유엔」총회와 안보리의석을 노릴지도 모른다. 「우·탄트」사무총장의 『72년 중공가입설』도 이것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 이중대표안은 법률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편법이고 「타이밍」으로 보더라도 「해리스」여론조사에 나타난바 미국국민의 중공「유엔」가입지지율의 상승, 그리고 일본의 중공가입반대 태도의 유연화를 고려할 때, 그 저지력의 효험은 상당히 제한될 조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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