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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완료… 7대 대통령 취임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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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7대 박정희 대통령 취임식 준비작업은 26일로 90%이상이 완료되었다.
『엄숙하나 검소하게』 취임식을 치르겠다는 것이 준비를 맡은 총무처장관의 말.
당초 예정과는 달리 『취임식 준비에는 일체 예비비를 사용하지 말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 때문에 각 부처는 기정예산의 범위 안에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있는데 주 담당인 총무처가 4천 3백만 원, 외무부가 4천만 원을 쓴 것이 가장 큰 몫.
특히 외무부는 이번 행사에 의전예산이 바닥나게 되어 앞으로 국빈초청 등 행사는 맨손으로 치러야될 형편이라는 것.
이번 대통령 취임식에는 미국 일본 중국 월남 등 50개국에서 l백 70명의 경축사절을 참석시키겠다고 통고해왔는데 이것은 6대 대통령 취임식 때의 30여 개국 1백 1명에 비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숫자다.
그 가운데 수상 급 특사를 보내는 나라가 5개국, 각료 급 특사를 보내는 나라는 9개국이고 나머지는 대사 급 특사나 주한대사를 경축특사로 참석시킨다.
외무부는 우리 나라와 관계를 맺고있는 95개국에 모두 초청장을 냈는데 그 중에서 「아프리카」, 중동지역·30개국은 처음부터 참석치 않을 줄 알면서도 외교의례상 보낸 것이기 때문에 참석할만한 나라는 거의 대부분 특사를 보낸 셈이 된다.
외국의 경축특사들은 조선「호텔」, KAL, 반도, 대연 각「호텔」 네 군데에 나누어 투숙하도록 숙소준비를 해놓았다.
이 4개의 「호텔」이 시설도 좋고 특히 식장이나 행사장소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인데 수상 급 특사와 그 수행원들이 묵게될 조선「호텔」엔 방 40개를 예약했고, KAL「호텔」에는 각료 급 특사를 위해 10개의 방을 잡아놓았으며 그밖에 대사 급 특사들은 반도「호텔」의 방 20개에, 대리대사나 총 영사 급 경축사절은 대연 각「호텔」에 방 2개를 잡아 투숙토록 했다.
각 국의 특사내외의 숙박비용은 우리정부가 부담하지만 그의 수행원들의 숙박은 그 나라에서 각기 부담토록 되어있기 때문에 나라에 따라서는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 두 사람이 한방을 쓰도록 미리 요청해 온 경우도 더러 있다.
외국의 경축사절들은 26일부터 29일 사이에, 특히 29일엔 25개국의 특사들이 하루에 도착할 예정이어서 그 날 공항은 일대 「러쉬」를 이룰 판.
영접관계는 「프로터콜」에 따라 수상 급 특사의 도착엔 국무총리가 마중을 하고 각료 급 특사는 외무부장관이 맞으며 대사 급은 외무부 의전실장이 맡게되며 공항행사는 예포만을 뺀 약식의 장례를 갖추게 되어있어 29일쯤엔 아침부터 저녁까지 각 국 국가가 김포공항에 끊이지 않게 됐다.
1백 70명의 외국손님을 취임식과 각종 행사에 시간에 맞추어 참석시키자면 차편이 제일문제.
외무부가 갖고있는 외빈 차 20대로는 어림도 없기 때문에 민간에서 「세단」 40대를 빌었고 그러고도 모자랄까봐 「아리랑·택시」 10대를 예약해서 차체 밖의 표지를 떼고 내부도 말끔히 단장해서 준비시켰고 주한 대사관이 있는 나라는 대사관 차를 이용하도록 미리 손을 써놓았다.
특사들의 움직임엔 「모터케이드」를 달려 정중한 대우를 할 예정인데 공항에서 들어올 때는 수상 급에 15대 각료 급 5대, 대사 급엔 2대의 경호 차가 선도하고 시내 왕래엔 수상 급 6대, 각료 급 3대, 대사 급에 1대의 선도 차가 붙어 외빈행차를 빛내게된다.
취임식 당일인 7월 1일 식장엔 2천명이 초청됐는데 단상 5백 50개의 의자엔 직급과 서열에 따라 앉는 순서가 매겨져있다.
한가운데 「로열·박스」에는 박 대통령내외가 앉고 바로 뒤엔 근혜 근영 지만 세 자녀가 앉으며 그 뒤에 3부의장자리가 마련되어있고 그 다음엔 청와대 비서실장 경호실장 총무처장관 의전담당수석비서관이 앉게된다.
다만 국회의장이 공석이 되기 때문에 6대 때의 예에 따라 최고령 의원이 앉게되거나 여야의 대표의원이 앉게될 것 같다.
야당대표를 우대하기 위해 관계자들은 특별한 배려를 하고있다.
식단 전면좌우엔 여야국회의원이 자리를 잡고 상석인 「로열·박스」 오른편에는 외국사절들이 앉는데 그 순서는 수상 급·각료 급·대사 급의 순이고 같은 급에선 나라이름의 「알파벳」 차례대로 앉게된다.
취임식 후 경축 「파티」가 네 차례 있는 가운데 가장 화려한 것은 박대통령내외 주최의「스테이트·뱅퀴트」. 여기엔 참석자가 엄격히 제한되었다.
총 1백 40명의 참석자가운데 외국의 특사와 대사 급 이상 수행원 1백 12명이 참석하고 내국인은 3부의장, 부총리 외에 장관으론 외무, 총무처장관만이 자리를 같이 하도록 짜였다. 「스테이트·뱅퀴트」에 관한 보고를 들은 박 대통령은 『장관들은 모두 참석했으면 좋을 텐데…』하고 아쉬워했지만 좌석 때문에 더 늘릴 수가 없다는 것.
취임식장 식단에 앉게될 요인들은 모두「모닝·코트」의 예복을 입도록 되어있는데 특사들에겐 외교단예복이나 그 나라 고유의상을 입을 수 있도록 되었고 훈장은 대통령내외만 패용하고 그 밖의 인사는 약장만을 달도록 되어있다. 초청 대상자 가운데 까다로운 의례에 익숙치 못한 신임 장·차관들은 「모닝·코트」는 어떤 거냐, 어디서 맞추면 되느냐』고 외무부 의전 실에 문의하고있다.

<윤용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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