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에 비무장지대 활용 제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판문점=조성각기자】군사정전위 유엔군 측 수석 대표 「필릭스·M·로저즈」소장은 12일 북괴에 대해 『비무장지대로부터 모든 군인과 무기를 제거하고 모든 요새와 기지 및 군사 시설을 파괴하자』고 제의했다. 로저즈 소장은 제3백17차 군사 정전 위원회의에서 이같이 제의하고 『이 같은 제의는 한반도에서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유엔군사령부의 진시한 노력』이라고 말하고 『모든 한국민을 평화와 단일체로 하는데 군사정전위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북괴 측이 이 제의에 동의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로저즈 소장은 비무장지대가 평화적 완충지대로서의 기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로저즈 대표는 비무장지대의 환원은 전 한국인에게 혜택을 주게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를 위해 양측이 진지한 협상에 들어가자고 제의했다.
로저즈 소장은 우선 금화 동북쪽 남대 천을 중심으로 동서 6㎞ 지대의 군사 시설에 대한 쌍방 공동 감시 조를 구성, 양쪽이 다함께 조사를 실시, 발견되는 군사 시설 등을 제거한 다음 인접 지역으로부터 조사를 확대, 전 비무장지대를 당초대로 환원시키자고 말했다.
로저즈 대표는 비무장지대 환원의 구체적 절차로 『양측은 비무장지대가 완전히 청소된 후 민간 노동자들이 들어가 평화 목적을 위해 다시 개간하도록 허가할 것과 양측은 경비 목적을 위해 비무장 민경대를 입경 시켜 군사 분계선이 양쪽에서 들어온 모든 사람에 의해 지켜지고 있는가를 확인하며 군사정전위의 허가 없이 군사 분계선을 횡단하지 못하게 할 것』을 제의했다.
이러한 이례적인 유엔 측의 제의에 대해 북괴 측 대표 한영옥은 『이 같은 제안은 단호히 거부한다. 다시는 입밖에 내지 말라』고 즉석에서 거부하는 발언을 했으나 이것이 유엔 측의 제의를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것인지는 명백하지 않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