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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동양화 개념을 전면거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30대 중심의 동양화가 그룹인 한국화회 제5회전은 기존 개념의 동양화를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혁신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일∼7일 신세계화랑에서 19명의 회원이 참가해 열고 있는 이 그룹전은 당초 서양화와 상대적인 의미에서 동양화를 국화라 주장하고 발족한 것이었는데 이제는 그런 명칭조차 합당치 않게 된 것이다
전시장의 한 벽면에만 사실화가 걸려있을 뿐 나머지 3벽이 온통 형체가 없는 추상화로 채워져 있다. 이러한 동양화의 추상 경향은 우리나라에서 10년을 더 실험되고있지만 대체로 화선지나 안료가 가진 특징을 저버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작업된 셈이다. 그러나 이번 한국화회전은 캔버스를 유화의 그것으로 대치한 예가 적지 않고 화면분위기 역시 그러하다.
현대화는 물론 종래와 같은 그런 엄격한 한계를 둘 필요가 없다. 심지어는 회화·조각·공예·오브제니 하는 구분조차 안 되는 판인데 동양화만이 굳이 보수적인 태도를 고집할 이유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동양화의 전위적인 실험작품이 반드시 양화의 감각을 좇아야 할까 하는 것은 이 부문 미술가들 사이에 심각한 과제로 돼있다. 그것은 이제까지 닦아놓은 기반에 대한 부정이요 최근 한국미술계에서 고조되고있는 자기발견 내지 향토성과도 영 상반되기 때문이다.
관람객의 대다수가 이전시장에서 어리둥절해 하는 것을 보고 작가의 의도와 작품을 평가할 순 없는 노릇. 그럼에도 관람객의 공통된 기대는 『체취만은 지녀줬으면·…』하는 아쉬움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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