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총재, 야 후보에 선전격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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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1주일도 안돼 대만 집안싸움을 하는 야당에 정권을 맡겼으면 어찌 됐겠읍니까.』-.
10일부터 공화당 국회의원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박정희 공화당 총재는 공주 등지에서 야당의 당내혼란을 전면 비판했다.
『대통령은 나를 뽑고 국회의원을 야망에서 뽑는 것은 나를 나무 위에 올려놓고 흔드는 격』이라고 말한 박 총재는『야당 의원을 낸 지구라고 해서 특별히 차별대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사람이라 야당을 뽑으면 지역발전에 손해볼 것』이라고 우스며 말했다.
박 총재는 특히 논산에서 3선 개헌에 반대했던 양순직씨를『소신 있는 정치인』이라고 치켜올렸고 유세 장에 나가『야당도 육상해 달라』고 인사한 신민당의 김한수 후보에게는 페어·플레이를 당부하며 어깨를 두드렸다.
신민당은 11일 하오 김대중씨의 서울 유세를 스타트로 중앙유세반의 지원에 들어갔으나 진산 파동의 상처는 전반적인 지원 계획에도 크게 미치는 듯.
전국구 1번인 유진산 전 대표는 본인도 쑥스럽거니와 지역구에서 아무도 그를 연사로 요청하지 않기 때문에 빼놓게 되었으며, 그밖에 유력한 연사후보였던 이태영 여사·김선태씨 등이 모두 전국구에서 탈락되어『전국구 후보 중 연사가 마땅치 않다』고 선진국 실무자들은 고민.
또 당내 중견 이상으로서 약간 여유를 보일 수 있었던 지역구 출마자들도 며칠간의 혼란과 공백을 메우느라고 아예 이웃전우를 도울 생각을 못하는 한편이라는 것.
11일 국화의원선거대책소위를 발족시켜 총선거체제를 경비한 여홍일 신민당대표서리는 『파벌을 일체 고려않고 속결주의로 인선을 끝냈다』고 했다.
김홍일씨는 10일 하오 상도동으로 유진산 전 당수를 방문, 전국구 헌금 등 회계 업무를 인수하는 한편 이날 밤 효창동 자택을 방문한 김대중 전 후보의 의견을 들어 바로 인선을 끝내고 밤 11시 대책위원들에게 통고했다.
이인선에서 가장 중요한 회계 및 재정책임자가 주류 골수인 김의택씨로 결정된 것은 유진산씨의 입김이 씐 것 같다는 후평들.
몇몇 선거구에선 장기집권 아닌 장기당선 이 쟁점처럼 되어있다.
삼척의 경우 10일의 합동접견 발표에서 4선의원인 여진만씨는 『이번 지역구 출마를 마지막으로 해서 75년에는 유능한 후계자를 기르겠다』는 이색공약을 했다.
그는 『미국의 맨스필드 의원 같은 사람은 50년이나 의원생활을 했는데…』하고 말을 흐리며 『여하튼 나눈 전국구나 장관으로 정치를 계속할 수 있으니 20년 요원생활의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이번만 뽑아 달라』고.
한편 국민당으로 출마한 공화당 낙천자 김자영씨는 『10년간 공화당에 몸담아 있었으나 창당 정신은 퇴색하고 간판만 남았다』면서 『기구한 운명으로 국민당후보로 출마했으나 당선되면 이런 일이 없도록 무소속 출마를 허용하는 개헌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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