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현판·기와도 퇴색·백화 현상? 국감서 공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관리 부실 논란이 일고 있는 숭례문. [중앙포토]

복구된 지 6개월 된 국보 제1호 숭례문의 관리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17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문화재청 국감에서 “현장 관리원들이 적은 숭례문 관리일지를 확인한 결과 6월6일 1층 순각판 변색, 6월30일 순각판 쫄대 내려옴과 2층 단청 뜬 현상, 7월21일 문루 기와 퇴색 및 백화현상 등이 기재돼 있다”며 “문화재청의 숭례문 관리가 엉망”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숭례문 관리일지에는 1·2층 기와를 비롯해 현판 글씨에 변색이 진행되고 있다는 기록이 있다. 또 북쪽 좌측 성벽은 백화현상이 일어났으며, 정면 육축에서는 녹물이 흘러나왔다고 적혀 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이날 숭례문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문가가 아닌 관리원이 일지를 쓰면서 눈에 보이는 현상을 그대로 적었을 뿐 실제 상태와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상순 학예연구사는 “가마에서 구워진 전통기와는 불길이 세게 닿는 곳과 불길이 약하게 닿는 곳에 따라 색깔이 다르다. 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 보일 수 있지만 변색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현장 확인 결과 현판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으며, 성벽의 백화현상과 녹물은 “비가 오면서 돌 사이에 있는 흙과 강회다짐층의 강회가 흘러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현장 일지를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현장사무소에서는 일지를 쓰는데 본청의 담당 국장과 과장은 이를 모르고 있다니 문화재청의 시스템이 엉망이고 무사안일”이라고 말했다. 변영섭 문화재청장은 “죄송하다. 철저히 조사해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영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