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군, 동파키스탄 반 장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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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쿠시타 (동파키스탄) 8일 AP급전동화】애국심과 정열만을 무기로 2주일 전 독립 운동을 벌인 동 「파키스탄」 인들은 8일 현재 동 「파키스탄」의 근반부를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동「파키스탄」 인구의 3분의1인 2천5백만명에게는 적어도 「벵글라데쉬」(벵골 국가) 는 하나의 현실이 되었다. 동 「파키스탄」의 거의 반을 가르고 있는 갠지스 강 서쪽의 허다한 도시와 촌락에서 동파키스탄 인들은 이미 자치를 실시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갤캘커타」동북 쪽 약 1백68km 인도와의 국경 동쪽 약 1백68km에 있는 지방 행정 도시 「쿠시타」 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실감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벵글라데쉬」행정관들이 철도·경찰·우편국 등 관공서를 운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독립국 재무관서가 설립되는 날 이에 납부하기 위한 세금이 징수되고 예금이 예치되고 있다.
【뉴델리 8일 AP동화】동 「파키스탄」 독립군은 8일 여러 지역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주요 도시와 지방의 요새들에서 이미 고립되어 있는 「파키스탄」 군에 불길한 징조이다.
인도 정보 기관 및 이 밖의 관변 소식통들에 의해 입수된 정보는 이 승전설의 다수가 사실임을 확인했다.
이 소식통들은 불법화한 「아와미」 연맹 당의 지도자들은 내란 후 첫 2주 동안 지방의 대부분을 장악하여 현재 「파키스탄」 군의 보급로들을 차단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가장 최근의 보도에 따르면 「라만」의 지지자들은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는 2대 도시인「다카」와 「치타공」항을 잇는 한 철교를 폭파했으며 동부의 「코밀라」시 부근의 비행장을 파괴하고 9t의 무기와 탄약을 쌓아둔 군 저장고를 탈취했다. 한편 동「파키스탄」 전역의 사태가 정상적이라고 거듭 발표해 오던 「파키스탄」 방송은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시인했으나 이는 인도에서 유입된 무장 침투자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라발핀디 8일 UPI동양】인도 군은 동 「파키스탄」에서 전개하게 될지도 모를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고 7일 「파키스탄」의 관영 APP 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동「파키스탄」의 서부 및 동부 국경 근처에 위치한 인도 공군의 작전 기지들이 고도의 임전 태세에 들어갔다 고 보도했다.
또한 이 통신은 『이미 전투기 수송기들이 동 「파키스탄」 의 동부 국경 근처에 배치되었다』고 말했다.

<도망치는 주민들 개 쏘듯 학살, 벵골인 못 찾으면 주택 폭격>영국인 피난민의 동「파」참상 목격담
【런던 8일 AP동화】 동「파키스탄」의 내전을 피해 8일 이곳의 「히드로」공항에 도착한 영국인 피란민들은 그들의 목격담을 다음과 같이 털어놓았다.
『수백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수천 명의 「벵골」 인들이 기관총에 맞아 죽었다. 만약 그들이 도망치려하면 도망치는 개를 쏘듯 그들은 등뒤에서 맞아 죽었다. 곳곳에서는 무시무시한 살륙이 자행되고 거리거리에는 시체들이 마구 쌓이기 시작, 악취가 가실 날이 없었다.
문자 그대로 잔학한 살인 행위였는데 군대는 「벵골」인을 검거하는 대로 아무런 신문이나 조사도 없이 기관총으로 마구 쏘아 죽였다.』
영국 피난민들은 동「파키스탄」의 친지들에게 가해질 보복이 두려워 그들의 신원을 밝히기를 거부하고 말을 이었다.
『서「파키스탄」군은 도시 중심을 장악했으나 아와미 연맹 당의 반란군들은 교외의 주요거점과 보급로 등을 장악, 이에 맞서고 있다. 곳곳에서는 살륙 못지 않게 무차별 파괴도 자행 됐는데 총을 든 서 「파키스탄」 군이 거리에서 쏘아댈 벵골인을 찾지 못하면 주택의 창문을 향해 박격포를 마구 쏘아댔다. 한 피난민은 대나무 집에서 급조된 영국 국기를 매달아 들고 집을 빠져 나와 인도 국경을 향해 72km의 정글을 서북쪽으로 강행군 끝에 간신히 목숨을 구했다』고 말하면서 『동「파키스탄」에 대한 물자원조가 급선무다. 그들은 굶어 죽어가고 있다.
식량과 의료품을 당장 보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엔」이 그들의 가족 계획 요원을 보낸다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들이 그곳에 도착할 무렵에는 가족 계획을 벌일 상대가 남지 않을 것이다』고 난민 구제를 호소했다.
다카에서 빠져 나온 한 피난민은 『서 「파키스탄」 군이 아직도 불법화된 아와미 연맹 당의 동 「파키스탄」분리 운동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는 것으로 그들이 믿고 있는 「힌두」족 집단 거주 지역을 수시로 순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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