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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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작년 6월에 가진 창단공연『카르멘』으로 고배를 마신 ,대한「오페라」단이 24∼26일 시민회관무대에 제2회 공연으로『토스카』(「베르디」작곡)를 올려놓았다.『카르멘』의 실패원인을 진부한 배역선정에서 찾아볼 수 있다면 이번 공연은 일본의 저명한「바리톤」「구리바야시·요시노부」(율림의신)씨를 초청한 것 외에 우리 축악계의 1급 가수를 주역으로 기용한 기획은 이「오페라」단의 재기작전상 적절한 처사라 할 것이다.
1958년「이탈리아」의「피오티」국제음악「쿵쿠르」에서 최우수「바리톤」가수로 금상을 획득한바 있는「스카르피아」남작역「구리바야시」씨는 과연 동양인으로서는 놀라울 만큼 기름지고 풍부한 접량과 유창한 창법으로 무대를 석권했다.
이날 밤 이 가수에게 필적할만한 가수는「토스카」역의「소프라노」황영금씨였다. 윗소리가 흩어지고 기력부진인 듯 소리가 다소 쳐진 것이 걸리긴 했으나 윗보다 발음전달의 명확성과 소리의 공오도가 대등한 점에서 그렇다.
「구리바야시」씨의 빈틈없는 연창은 오히려 틀에 박힌 일종의 모형을 연상시켰다면 황영금씨의 노래에는 보다 인간미가 흘렀다.
「카바라도시」역의「테너」김금환씨가 이 두 사람의「랭킹」에서 다스 뒤진 근본원인은 소리에 무리가 있다는 점에서다. 전에 비해 연기에 절도가 생겼고 노래에 자신도 있어 보이나 가창시 필요이상의 힘이 들고 음의 전달이 어둡다. 국립「오페라」단의 건재와 금자경「오페라」단의 눈부신 정진으로 우리 악계의「오페라·붐」이 일고있는 차제에 대한「오페라」단의 이번 공연은 우리「오페라」계의 발전을 위한 훌륭한 자극제가 되었다.
(연출에 이과순씨.「오키스트러」지휘에 임원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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