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육계 관심 모은 한국의 동화|성옥연 박사논문 「동화심리교육」출판|파리=장덕상 특파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작년6윌 소르본 대학에서 「한국고전동화 교육심리연구」라는 논문으로 교육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성옥연양(36세)의 논문이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동교육출판사인 플뢰뤼스 사에서 출판되어 프랑스 아동교육 및 심리학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심리학 및 교육시리즈 제17권」 째로 나온 성 박사의「동화의 심리교육」은 2백70페이지의 방대한 논문인데 마르크·소리아노 파리 대학교수는 「동화를 통해 한국민의 역사와 그들의 사상·민족성, 특히 그들의 용기·강인성·관용·유머를 소개하여 지금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동화의 새 세계를 소개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아동교육자들과 심리학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서문에서 격찬하고있다.
책은 모두 6장으로 구분되어 있고 부록에서 한국동화 16편을 번역 소개했다.
제1장은 한국동화의 역사적 배경을 다루었는데 「바보 온달」 「에밀레종」 얘기로부터 시작된다.
제2장은 한국동화·프랑스 의 페로, 독일의 그림 동화를 비교 연구했다.
이장에선 동화 속에 나타나는 아동심리를 자세히 관찰했는데 『한국동화가 대개 어려운 현실에서 꿈으로, 환상 속으로 들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비해 서양동화는 꿈에서 현실로 나오게 되며 한국동화는 너무나 많은 시련으로 짜여있다』고 지적했다.
죽음의 개념에 있어서 한국동화는 항상 남을 위한 죽음, 즉 희생의 죽음인데 비해 서양의 죽음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죽음이란 점이 크게 다르다고 말하고 있으며 어느 동화나 죽음이란 재생을 위한 죽음이란 점에서 일치점을 발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3장에선 한국동화 속의 어린이 심리를 다루었는데 한국동화에 나타난 인물을 분석한 어린이 정신구조와 동화와의 관계도 연구했다.
여기서 특기할만한 것은 서양에선 거의 나오지 않는 노인이 한국동화엔 많이 등장된다는 것이다.
제4장에선 교육방법으로서의 동화를 연구했고 제5장에선 동화의 기술적 교육문제 및 현대교육자들의 양성문제를 다루었다.
성양은 이 논문을 쓰기 위해 3년 동안 프랑스 의 수십 개 국민학교에 가서 직접 수십 차의 실험을 하는데 애로가 적지 않았다고 했다.
성 박사는 서양동화가 저자가 뚜렷하여 저자의 의식적인 창작물인데 비해 한국동화는 대개 저자를 알 수 없는 자연발생적 민족의 밑바닥에서 우러나온 동화란 면에서 서양동화보다 더욱 교육면에 있어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 박사는 대구효성여대를 졸업, 경북대학대학원을 거쳐 6년 동안 교편을 잡은 다음 1963년 도불, 파리 대학에서 교육심리를 연구했다. 그의 논문이 동화를 통한 흥미본위의 교육을 장려하고 있는 이곳에서 크게 어필되어 주임교수의 추천으로 출판되기에 이르렀다. 성 박사는 지금 파리 교육심리 연구소에서 연구중인데 오는 가을 귀국할 예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