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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영화관·박람회 … 체험 소비자 찾아 3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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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이달 3~6일 재즈페스티벌 기간에 경기도 가평 자라섬에 문을 연 유니클로의 겨울 신제품 팝업스토어에는 7100여 명이 몰렸다. [사진 유니클로]

지난 주말 경기도 가평 자라섬은 재즈페스티벌로 들썩였다. 그런데 무대가 아닌 컨테이너 박스 앞에 관객들이 늦은 시간까지 긴 줄을 섰다. 글로벌 SPA브랜드 유니클로의 팝업스토어(단기 매장)였다. 쌀쌀한 가을밤 늦게까지 환한 불을 밝히고 따뜻한 ‘후리스(Fleece)’ 신제품을 특별 할인 가격에 팔았다. 또 신제품에 들어가는 무늬를 제한 시간 동안 기억하는 이벤트 등을 통해 후리스 담요, 손난로, 따뜻한 캔커피 등을 나눠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축제 기간 4일 동안 7100명이 왔다”고 말했다.

 팝업스토어 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신규 브랜드·제품이 정규 매장 입점 전에 홍보를 위해 백화점이나 홍대·가로수길 등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 임시로 여는 ‘반짝 매장’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맞춤 소비자’를 찾아 축제 현장, 지방 대도시 등으로 입점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숍 스킨푸드는 취업박람회장·영화관·자동차축제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젊은 고객과 소통에 중점을 두고 제품 판매 대신 ‘맞춤형 체험’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수원대 취업박람회에서는 ‘면접의 여왕 클래스’를, CGV영화관에서는 ‘네일 칵테일바’, BMW 미니 행사장에서는 ‘메이크업룸’을 여는 식이다. 직원들이 바텐더 복장을 하고 칵테일 메뉴처럼 네일 서비스를 제공해 3주간 2000명을, 영국풍으로 꾸민 메이크업룸은 하루 만에 1500명을 모았다.

 프리미엄 화장품 SK-II도 3일부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팝업스토어 ‘피테라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영화제 분위기에 맞춰 미니 콘서트 등 이벤트도 열었다. 부산의 번화가인 광복동에도 다음 달 3일까지 피테라하우스를 운영한다. 6주 예정으로 문을 열었던 삼청동 피테라하우스가 누적 방문객 1만5000명을 넘어서면서 이달 31일까지 연장 운영되는 등 인기를 모으자 지방까지 확대한 것이다. 마케팅팀 정주훤 과장은 “지방 고객과도 직접 체험을 통해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팝업스토어는 반짝 유행이 중요한 패션·화장품 브랜드 위주였다. 하지만 다양한 업종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면서 보편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여성용품 브랜드 위스퍼는 7일 이화여대에서 ‘피부마찰연구소’라는 이름으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위스퍼는 숙명여대·동덕여대·한양여대 등에서도 같은 행사를 열 예정이다.

 카페 업체 아티제도 지난 주말 가로수길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아티제 커피 프로젝트’는 국가대표 바리스타 등의 특별한 커피를 시음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클래식·재즈 음반사인 굿인터내셔널은 대형서점 음반매장 안에서 3개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홍보와 판매에 모두 도움을 얻고 있다. 팝업스토어 담당자 오초희(24)씨는 “광고 한 번 안 하지만 팝업스토어에서 마음껏 음악을 들려주고 앨범 추천을 해 고객 호응이 좋다”며 “매장마다 하루 60만~200만원 이상씩 매출이 나온다”고 말했다.

구희령 기자
신혜진 인턴기자(고려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팝업스토어(pop-up store) 짧게는 하루, 길게는 몇 개월씩 임시로 운영하는 매장. 컴퓨터 화면에 떴다가 사라지는 ‘팝업’창에서 이름을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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