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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학습관리' 정규수업 … 숙대, 도서관 DB 3억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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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학생들이 8일 도서관 내 만레사 존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다. 이 학교의 학생당 도서자료 구입비는 전체 대학 중 10위다. [박종근 기자]

서강대는 2011년부터 ‘학습매니지먼트’라는 이름의 정규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수강생들이 학습 습관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아내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는 법도 익히게 한다. 학업 전반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자는 취지다.

 정치외교학과 2학년 최은식씨는 “수업을 들으면서 내가 그래픽 형태의 정보를 소화하는 데 약하다는 것을 알았다”며 “이후론 그래픽 정보를 더욱 꼼꼼히 보고 잘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수학습센터 윤희정 교수는 “원래는 특강 형태였는데 학생들 반응이 좋아 주당 2시간짜리 수업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서강대는 교수들의 강의 교재를 교수학습센터 소속 전문가가 살피고 조언하는 ‘일대일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재외국민·외국인 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학생들을 모아 워크숍을 열기도 한다. 학생당 도서자료 구입비는 전체 대학 중 열 번째로 많이 쓴다. 여기에 학생들이 도서관을 더욱 친근하게 느끼도록 카페 분위기로 바꿨다. 이런 노력 덕에 이 학교 학생들의 중도 포기율은 평가 대학 100곳 중 다섯 번째로 낮은 1.6%에 그쳤다.

동국대 경주, 학점 오르면 등록금 감면

 교육 여건 부문의 주요 지표인 장학금 지급률에서도 지난해보다 향상된 대학들이 많았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장학금 지급 기준을 다양화했다. 지난 학기보다 학점이 오른 학생에겐 등록금의 15%까지 감면해 줬다. 토익 성적이 750점 이상인 학생에게도 10%를 깎아줬다. 이런 방식으로 이 학교는 등록금의 22.7%를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돌려줬다. 전국 대학 중 열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지난해 학교 통합(경원대·가천의대)을 마무리한 가천대는 전교생에게 골고루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법을 택했다. 재학생 3만3800여 명에게 1인당 약 26만원씩, 총 89억원을 감면해 줬다.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32위)이 19.8%로 전년도(13.5%)보다 크게 높아졌다.

가천대, 전교생에게 26만원씩 장학금

 도서관 업그레이드 경쟁도 치열하다. 숙명여대는 3억여원을 들여 도서관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확 바꿨다.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국내외 저서·학술지는 물론 구글 학술 자료도 한번에 검색할 수 있게 했다. 또 도서관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했다. 덕성여대는 지난해 도서자료 구입비를 10억원으로 늘리고 학생들이 ‘네이처’ 같은 유명 국제학술지를 인터넷으로 읽을 수 있게 했다. 이 대학은 1800여 종의 전자저널을 보는 데에 연간 4300만원을 쓴다. 광운대도 2011년 ‘모바일 도서관’ 홈페이지를 개설해 학생들이 어디서든 전자도서를 읽을 수 있게 했다.

 올해 중앙일보 대학평가에 처음 도입된 ‘온라인 강의 공개 비율’ 지표에선 포스텍이 1위를 차지했다. 이 학교는 전체 강의 중 27.1%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다. 학생들이 다양한 강의를 접할 수 있도록 이화여대와 공동으로 주요 강의를 실시간 온라인 중계도 하고 있다. 금오공대(4위)는 영상 전문가를 교직원으로 채용해 온라인 강의 제작을 지원한다. 이 대학 기계설계공학과 박준영 교수의 ‘유체역학’ 강의는 학교 안팎에서 인기가 높아 조회 수가 2만5000건이 넘는다. 박 교수는 “수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본교 학생, 타 대학에서 비슷한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주로 듣는다”고 설명했다.

 본지가 종합평가와 함께 실시한 ‘교육중심대학’ 평가에선 현장실습 프로그램이 많은 학교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산업기술대는 지난 한 해 기업체 등에서 4주 이상 실습한 학생 비율이 18.2%나 됐다. 평가 대상 41개 대학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현장실습은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낸다. 지난해 두 달간의 실습에서 베어링 부품 설계를 배우고 최근 관련 부품소재 기업에 취직한 노지혜(22·나노광공학과 졸업)씨가 대표적 사례다. 노씨는 “실습을 통해 삼차원(3D) 설계에 익숙해진 덕분에 면접 없이 바로 취직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학은 교육중심대학 평가에서 7위를 했다.

금오공대 온라인 강의, 영상전문가 채용

 우수 교육중심대학들은 학교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 운영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건양대(8위)는 교수당 학생 수가 24.6명으로 4년제 평균(29.9명)보다 낮다. 이 점을 활용해 교수들이 정규 수업 후에 학생들에게 전공지식뿐 아니라 외국어·정보기술(IT)을 가르치는 일대일 맞춤형 지도를 한다. 울산대(5위)는 학생들이 마케팅·외국어 등을 익힌 뒤 해외 박람회에 참가해 판매 계약을 해보게 한다. 학생들의 해외 체류 비용은 학교가 전액 지원한다. 해양 분야에 강한 목포대(13위)는 산업 현장에서 쓰는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실습에 활용한다. 성장 가능성이 큰 해상풍력산업 인재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대학평가팀=천인성(팀장)·한은화·하선영·성시윤·윤석만·이한길 기자, 자료 조사·분석=김효진·안세환·김은혜 연구원

※ 보다 자세한 정보는 중앙일보 대학평가 홈페이지(univ.joongang.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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