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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 열리는 중동평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중동전의 제3차 휴전만기일을 코앞에 두고 드디어 영구평화로의 돌파구가 이집트 쪽 이니셔티브로 열리기 시작했다. 67년의 6일 전쟁이래 미·소·영·불 4대국의 계속된 평화노력에도 불구하고 중동에서는 양측의 군사력증강과 태도경화로 전운은 짙어만 갔었다.
67년 전쟁이래 중동문제해결을 막아온 요인은, 이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점령한 모든 아랍 영토로부터 이스라엘 군이 철수하는 것을 선행조건으로 평화회담을 열자는 아랍 측 주장과,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을 포함한 모든 평화협상이 이스라엘군의 철수에 선행되어야한다는 이스라엘 측 주장의 양립할 수 없는 상호입장이었다. 간단히 말해서 이것은 전쟁에서 획득한 외국영토를 토대로 협상에서 강자의 위치를 차지하려는 이스라엘 측 태도와 이를 거부하는 아랍 측 태도의 대립을 뜻하는 것이었다.
20일 이집트가 야링 유엔특사에게 밝힌 태도는 처음으로 이스라엘의 국가로서의 존재를 인정하는 테두리 안에서 영구적 평화를 수립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에서 아랍 측 입장의 극적 전환을 보여주었다. 이집트 측은 그 댓가로 이스라엘군의 점령지구 철수와 미소 군을 포함한 국제평화군의 진주를 요구하고 있다.
이 요구는 최소한 골란고지, 샤름엘셰이크 등 전략요새만은 확보하여 자체방위를 자신의 힘으로 보강하겠다는 이스라엘 측 정책과 대립되는 것으로 앞으로의 협상에 주 쟁점의 하나가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이집트 측이 기왕의 입장을 버리고 평화를 위한 적극외교를 벌인 데는 다음의 사실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첫째 군사면에서 67년 이후 소련이 공격용 무기공급으로 이집트의 군사적 열세가 다소 만회되었다는 점이고 둘째 인도양진출이 근년 들어 뚜렷해진 소련이 수에즈운하의 이용을 위해 중동평화를 아랍 측에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앞으로 있을 중동평화협상에는 많은 난관이 놓여있다. 그 중에서도 팔레스타인 난민의 처리는 가장 어려운 문제를 제기하게 될 것이다.【장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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