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레이, 새만금에 3000억원 투자 … 신소재 공장 해외에 처음 세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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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주 전북지사(왼쪽)와 이영관 도레이 회장이 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새만금산업단지에 PPS공장을 설립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 도레이첨단소재]

세계적인 소재 기업인 일본 도레이가 새만금에 신소재 공장을 세운다.

 도레이의 한국 자회사인 도레이첨단소재와 전라북도는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000억원을 투자해 군산시 새만금 산업단지에 폴리페닐렌설파이드(PPS) 수지와 콤파운드(화합물)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도레이가 해외에 원료에서 PPS를 생산하는 일관 공장을 짓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PPS 수지는 열과 화학약품에 잘 견디기 때문에 자동차 부품, 화력발전소 먼지 포집 장치 등으로 활용되는 수퍼엔지니어링플라스틱이다. 특히 섭씨 250도의 고온에서 견딜 수 있고 가격이 ㎏당 1만원 이하로 저렴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세계 PPS 콤파운드 시장은 지난해 7만t에서 2020년 14만t으로 연평균 8%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도레이는 시장점유율 25%로 세계 1위다.

 도레이는 PPS 프로젝트에 외국인직접투자자금(FDI) 860억원을 포함해 3000억원을 투입한다. 새만금 산단 21만5000㎡(6만5000평) 부지에 올해 말 착공해 2015년 하반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1단계로 연간 PPS 수지 8600t, PPS 콤파운드 3300t을 생산하고, 설비 증설을 통해 2018년엔 PPS 수지 생산 규모를 1만7000t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도레이 측은 공장 건설 후보지로 새만금과 말레이시아·태국 등을 놓고 저울질을 했다고 소개했다. 각국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였으나 원료 조달이 수월하고 주요 수출국이자 거대 시장인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새만금이 최종 낙찰됐다. 이영관(66) 도레이첨단소재 회장은 “중국의 자동차·화력발전 시장이 확대되면서 PPS 수지 수요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라며 “2015년께 한·중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중국과) 거리가 가깝고 신항만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새만금 산단의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투자 유치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라북도가 100년간 토지 무상 사용을 약속하고 건설 편의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한 것도 한몫했다. 김완주 전북 도지사는 “새만금은 중국 진출 교두보로 최적지”라며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대로 현금 지원과 원스톱 인허가 행정을 펼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전라북도는 새만금 지역을 외국인 투자 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외투 지역으로 지정되면 100년간 무상으로 토지를 사용할 수 있고, 법인세·국세 등을 7년간 면제받을 수 있다.

 PPS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경쟁 업체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SK케미칼은 일본 데이진과 합작해 2300억원을 들여 울산 황성동 공장에 2015년까지 연산 1만2000t 규모의 PPS 수지 생산설비를 조성 중이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여러 업체의 한국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의미”라며 “도레이는 1987년부터 수퍼엔지니어링플라스틱을 공급한 노하우가 축적돼 있어 경쟁사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도레이 1926년 일본에서 설립된 세계적인 화학소재회사. 고분자화학·플라스틱소재·바이오기술 분야에서 지난해 1조5923억 엔(약 2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도레이가 99년 인수한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해 매출 1조3312억원, 영업이익 1901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국내에 도레이인터내셔널코리아·STEOO·STEMOO 등 6개 투자 회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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