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X-파일' 시리즈의 한 편이 될 수도 있었다. 20년 이상 전, 미국인 비행사들은 영국의 공군 기지 부근에서 '이상하고 시뻘건 물체'를 목격했다고 보고했다.
1980년 12월 27일, 오전 시간에 영국 동부 RAF 우드브리지 공군기지 부근에서 일어난 이 기괴한 광경은 정부 기밀 문서 '렌들셤 파일(Rendlesham File)'에 상세히 기록돼 있다.
수십 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는 현재 영국 정부의 비밀 작업에 대한 공개의 일환으로 발표되고 있을뿐이다.
'설명되지 않은 불빛들(Unexplained Lights)'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보고서에서 한 미국 공군 중령은 '붉은 태양 같은 빛'을 뿜는 물체가 렌들셤 산림지역의 나무 사이를 통과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찰스 I. 홀트 중령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경비대원 2명이 RAF 우드브리지 공군기지 뒷 문 밖에서 '희안한 불빛들'을 처음으로 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가를 받아 이 두 사람과 또 다른 경비대원 한 명이 이 불빛을 조사했다.
우드브리지 인근의 RAF 벤트워터스에 있는 기지의 부사령관이었던 홀트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몇 사람이 숲에서 이상한 빛을 내는 물체를 봤다고 보고했다."
"그 물체는 외관은 금속제였으며 삼각형 모양으로, 너비는 대략 2~3m였으며 높이는 2m 정도였다고 묘사됐다."
"이 물체는 숲 전체를 하얀 불빛으로 밝혔다. 이 물체 자체로는 꼭대기 부위에서 붉은 빛을 내뿜었으며, 바닥 쪽에서는 푸른 빛이 나왔다. 이 물체는 공중을 맴돌기도 했으며 서 있기도 했다."
"경비대원이 그 물체에 다가서자, 물체는 나무 사이로 이동하더니 사라졌다. 그 무렵 인근 농장의 동물들은 광포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 시간 후, 이 미확인비행물체(UFO)는기지 뒷문 부근에서 목격됐다.
홀트 중령의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계속된다. "그날 밤 늦게 나무 사이로 태양처럼 붉은 빛이 보였다. 그것은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깜빡였다. 이 물체는 한 지점에서 시뻘건 조각을 발사하는 듯 보였는데, 이후 5개의 하얀 물체로 쪼개진 뒤 사라졌다."
"그 이후 곧바로 하늘에서 3개의 별 모양 물체가 관측됐다. 이중 2개는 북쪽에, 나머지 한 개는 남쪽에 있었는데, 이들 모두 수평선에서 10도 각도상에 위치해 있었다."
"그 물체는 급격한 각도로 빠르게 움직였으며, 붉은 빛과 파란 빛을 냈다. 8-12 배율 렌즈로 봤을 때 북쪽에 있는 2개의 물체는 타원형처럼 보였다. 이 물체들은 완전히 한 바퀴를 회전했다."
북쪽에 있는 두 물체는 한 시간 이상 하늘에 머물렀다. 남쪽에 있는 물체는 2~3시간 가량 보였으며, 때때로 아래쪽으로 광선을 쏘기도 했다."
다음날 아침, 홀트 중령과 그의 부하들은 땅에서 지름 7인치(약 20cm) 크기의 원형 지반침하 3개를 발견했다.
렌들셤 파일에 따르면 지반이 침하된 곳에서는 일반적인 지역보다 10배나 높은 0.1 밀리뢴트겐의 방사물이 측정됐다.
필름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비행사들은 이런 광경을 카메라에 담으려 했으나 번번히 실패했으며, RAF 레이더에는 아무것도 잡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렌들셤 파일에 포함돼 있는 국방성 비망록은 국방성이 이런 관측을 포용하면서도 어느 정도 회의적이었음을 드러내준다.
이 비망록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영국의 방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증거가 전혀 없으며, 추가 조사가 시행되지 않았다."
"이 같은 불빛의 관측이 방위상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우리의 견해를 바꿀 만한 추가적인 정보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문제의 기간 동안 레이더 상에 미확인 물체가 한 번도 잡히지 않았다. 또한 영국 영공에 어떤 것이 침입해 RAF 우드브리지에 착륙했다는 증거도 없다."
국방성은 비행사들이 나무 틈으로 나온 빛에 의해 왜곡된 오포드 네스 발전소의 빛을 본 것일 수 있다고 상정했다.
"태양의 활동이 이 불빛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도 있다. 확실한 증거가 없는 가운데 국방성은 이 같은 관측에 포용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주 이전까지만 해도 이 문서는 미국 정보 자유법을 통해 접근을 요청한 20여명에게만 공개됐다.
LONDON, England (CNN) / 이정애 (JOI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