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한필화 혈육」, 일치점 주장|자매 이름·본적 같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지난 8일 『필화는 틀림없는 내 동생입니다』고 나타난 한필성씨 (38·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129의 89·TV 수리상)는 「프리·올림픽」에 북괴 대표 선수로 참가한 한필화가 21년 전에 헤어진 자기의 막내 동생임을 강조했다.
1·4후퇴 때 월남하기 전 평남 진남포시 마사리86 (5구 41반)에서 살았다고 밝힌 한씨는 아버지 이름은 한인석씨 (77), 어머니는 최원화씨 (67)로 진남포 시장 옆 형무소 뒷동네에서 막국수 집을 경영했었다.
필성씨는 아버지가 23세 때, 어머니가 13세 때 결혼했다고 말했다. 한씨의 부모는 모두 12남매를 두었는데 어릴 때 홍역을 앓아 6명이 죽고 필성씨 위로 필희 (50)와 필녀 (46)가 있었으며 아래로 남동생 필환 (36)과 여동생 필옥 (34), 필화 (31)등 모두 6남매가 살아 남았었다고 한다.
필성씨는 필화가 5∼6세 때 홍역을 앓아 얼굴에 딱지가 앉았었는데 가려움을 참지 못해 손으로 긁어 살짝 곰보가 됐다고 어릴 때를 기억하고 남동생 필환은 6·25때 죽었을지 모른다고 했다. 필성씨의 어렸을 때 이름은 「석선이」였다.
자식들이 어렸을 때 자꾸 병으로 죽자 어머니가 돌처럼 오래 살라고 돌 (석)에 팔아 석선이란 이름을 붙여 불렀다고 한다.
필성씨는 『「석선이 오래비」가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고 하면 필화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큰 누님 필희씨는 홍○표씨에게 출가, 진남포에서 60리쯤 떨어진 「태송」에서 농사를 짓고 살았는데 필성씨 기억으로는 어린애 4명을 낳아 홍역으로 모두 잃었다고 한다. 둘째 누님 필녀씨는 진남포에서 20리쯤 떨어진 갈천으로 시집가서 필성씨가 월남할 때 3세 짜리 딸이 있었다고 한다.
필성씨는 진남포 2중을 졸업, 진남포 1고 1학년인 17세 때 친구 2명과 함께 월남했다는 것이다.
당시 필화는 풍정 국민학교 2학년. 필성씨와 함께 월남한 조윤식씨 (39·서울 중구 도동2가 23의 2)와 오성선씨 (39)도 TV에서 보도된 필화의 얼굴과 음성을 시청하고 틀림없는 필성씨의 동생이라고 말했다.
필성씨는 필화가 친동생이 틀림없는 이유를 ①이름의 돌림자 「필」자가 같고 필화가 기자 회견 때 말한 자매의 이름이 자기의 누이 이름과 같으며 ②고향이 같고 ③필화가 살짝 곰보라는 점을 들고 있다.

<남매들 「필」자 돌림>
【동경=조동오 특파원】8일 일본 「요미우리」(독매) 신문이 북괴 중앙 통신을 인용 보도한 바에 의하면 소위 북괴 체육 지도 위원회는 일본 삽보로에서 열리고 있는 「프리·올림픽」에 출전한 북괴의 한필화 선수가 한국에서 출전한 김영희양의 이모라고 한 것은 「데마」라고 말하고 한 선수의 본적은 평남 진남포시 마산동이며 함흥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리고 그의 언니 이름은 한필희 필녀 필옥이라고 밝히고 모두 결혼, 평양과 강서에 각각 살고 있다고 했다.

<한계화씨 도일>혈육 만나게돼 기뻐
한필화의 언니로 알려진 한계화씨 (39)가 동생 석전씨 (36·건설부 중앙 건설국 중기과 근무)와 함께 9일 하오 3시30분 KAL기 편으로 일본으로 떠났다.
한씨는 8일 하오 일본 대사관에 들러 비자를 발급 받아 이날 출발한 것인데 그는 『「프리·올림픽」이 열린 삽보로에서 혈육을 만날 것이 더 없이 기쁘다』면서 『다만 북에 있는 가족들에게 해가 미치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