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는 식구가 맘에 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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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선거 전열에 영향을 줄까봐 걱정도 되지만 그 사람들 하는 짓 보니 쭉정이 농사밖에 안되겠고 다만 여러 식구들 (정민 회원) 문제가 마음에 걸린다』-.
이재형 신민당 고문은 8일 아침 정민회 사무실에서 탈당 성명을 발표한 뒤 소문을 듣고 쫓아온 50여 자파 당원들에게 목 메인 소리로 이같이 말하면서 『이제 내겐 정치적 거점이 없으니 여러분은 남아 있으라』고 했다.
그러나 당내 사람들은 이씨는 며칠전 윤보선 국민당 총재와 만났다는 얘기도 있고 7일 저녁 김원만씨가 김대중 후보 귀국 때까지만 탈당을 보류해 달라고 권했는데 이를 뿌리쳤다해서 국민당에 가는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예측도 있다.
미국·구라파를 거쳐 자유중국을 방문중인 정일권 전 국무총리는 공화당의 시·도 지부 개편 대회에 연사로 참석키 위해 10일 하오 3시 반 CPA 편으로 서둘러 귀국한다는 소식.
공화당에 알려온 바로는 정씨는 자유중국에서 엄가감 행정 원장과 장경국 부원장의 환영을 받았으며 곧 장개석 총통과 회담하고 대만 정치 대학에서 명예 철학 박사 학위를 받기로 돼있다. 공화당 총재 상임 고문인 그는 귀국하는 대로 반도 호텔 909호실을 사무실로 정하고 대통령 선거 운동에 힘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10일간의 워싱턴 방문을 마치고 귀로에 오른 김대중 신민당 대통령 후보는 7일 아침 동경에 도착, 「데이고꾸·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그는 동경에 머무르고 있다가 마중 나온 고흥문 운영회의 부의장 김현기 의원에게 『이번방미는 예상보다 좋은 효과를 거두었다』면서 정계 요로와 만난 경과를 얘기했는데 풀브라이트 상원 외교 위원장에게는 『한국의 월남 파병을 미국이 희망해 놓고 이제 와서 한국군을 용병 운운하고 비난할 수 있느냐』고 말해 주었다고.
자택의 폭발물 사건 소식은 워싱턴에 도착한 다음날 들었다는 김 후보는 『피해자 측 주변만을 캐고 드는 당국의 수사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귀국하는대로 단단히 따지겠다』고 별렀다.
【동경=윤용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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