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두드러진 학교차|전기대학 합격률로 본 현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전기대학 신입생 합격자 발표가 지난 3일로 모두 끝났다.
대체로 예년보다 저조한 경쟁율을 보인 전기대학입시는 원서 접수단계에서 지나친 눈치작전을 보여 진학 지도상의 문젯점을 던져주기는 했으나 합격자 발표결과 세칭 일부 일류고교졸업생들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일류대학에 집중 지원하여 무더기로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의 경우 경기·서울·경복 등 3개 고교출신이 총 정원의 3분의1인 약1천명을 차지했고 그밖에 사대부고·경남·부산·용산·경기여고 등도 1백명 이상씩을 합격시켜 경북·제물포·광주제일·대전·중앙·전주고·이화여고 등을 합쳐 15개교 출신이 전체 합격자의 70%를 차지하고있다.
연세대는 대광고가 1백3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경복·용산·경동·보성·휘문·배재·신일·제물포고 등이 각각 50명 이상씩을 합격시켰다.
고대는 중앙고와 휘문고가 1백20명씩으로 가장 많았고 배재·양정·대광·신일·경동고 등도 1백명에 가까운 합격자를 냈다.
이화여대는 이화여고가 2백95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진명·숙명여고등도 1백명 이상을 합격시켰다.
일류 공립고교에서 서울대에 많은 합격자를 낸데 비해 사립고교에서는 연세·고려대 등 사립대학에 많은 합격자를 냈다.
서울대·고대·이화여대는 각 고등학교의 학교차를 드러낸다는 이유로 출신고교별 집계를 하지 않고 있으나 연세대는 중학 무시험 진학제 실시이후 입시경쟁이 고등학교로 옮겨진 이상 고교 상호간의 우열을 드러내어 경쟁심을 일으키는 것이 오히려 고교교육의 정상화내지 평준화를 기한다는 이유로 출신고교별 분석을 하고있다.
본사는 대학당국의 집계와 각 고등학교의 집계를 참고로 별표와 같이 고교별 집계를 마련했으나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집계한 고교도 있고 재수생을 포함하여 집계한 학교도 있으며 더우기 일부 고교에서는 다른 학교와의 경쟁심에서 합격자수를 다소 늘리거나 지원자수를 다소 줄여서 제공하는 곳도 있었다.
지방고교는 거리적인 문제가 있어 일부 고교를 제외하고는 집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고 있으며 특히 늦게 발표된 서울대의 집계는 거의 불능상태였다.
이번 전기대 입시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지금까지 인기학과이던 공대·문예과 등이 지원율에 있어서나「커틀라인」에 있어서나 인문계 특히 상경계 학과나 법학·정치·외교·사학 학과 등에 훨씬 뒤떨어진다는 것이다.
서울대의 경우 법학과의「커틀라인」이 3백70점, 상대의「커틀라인」이 3백65.5점, 그밖에 정치·외교·사회학과 등이 3백40점 이상이었는데 비해 의예과는 3백11점, 공대는 3백점이었다.
합격자 발표에서는 두가지 변혁이 일어났는데 첫째는 재수생 합격율이 낮아졌고 학교차이가 서울과 지방, 일류교와 기타교간에 더욱 크게 벌어졌다는 것이다.
서울대의 경우, 69학년도까지 합격자 가운데 재수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50% 이상이었으나 지난해에는 30%선으로 떨어졌고 올해에는 25%선이었다는 서울대 당국자의 말이다.
이같은 현장은 고교의 교과내용이 나날이 달라지고 전 교과 출제방향으로 입시내용이 바뀌고 있어 종래 영·수 위주의 교육을 받던 재수생들은 불리한 입장이라는 것이다.
경기·서울·경기·용산등 서울시내 이른바 일류고교의 서울대 합격자수는 지난해보다 약간 늘어났으나 지방의 부산·경남·경북 등 명문고교 출신은 해마다 조금씩 줄어들고 있어 지역간의 학교차 해소문제도 재검토 단계에 이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돈형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