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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월드 관련 기자 살해하라" 율법 명령 선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스월드대회는 개최지를 런던으로 변경했다.
"신실한 이슬람 교도라면 이 여기자가 어디에 있건 누구나 그녀를 살해하게 될 것이다"

- 마모두 신카르피, 잠파라주 부지사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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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나이지리아 북부의 한 주(州)정부는 화요일(이하 현지시각) 미스월드대회 관련 문제의 기사를 작성해 폭동을 유발시킨 기자를 살해하라는 '파트와(이슬람 율법 결정)'를 선포했다.

'예언자 모하메드가 살아있었다면 미인대회 참가자 중 한 명과 결혼하고 싶어했을 것'이라는 문제의 기사가 실린 후로 유혈사태가 벌어졌고 2백명 이상이 숨졌다.

주민 상당수가 이슬람 교도인 카두나에서 이슬람 교도와 기독교도 간의 충돌이 발발했고, 이후에 미스월드대회 개최 예정지였던 수도 아부자로 번져나갔다. 현재 대회는 영국으로 옮겨갔다.

문제의 기사를 작성한 이시오메 다니엘 기자에게 이슬람 율법 결정이 선포됐다.

잠파라주의 마모두 신카르피 부주지사는 국영방송을 통해 "신실한 이슬람 교도라면 누구든지 이 여기자가 어디에 있건 그녀를 살해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디스데이(ThisDay)'발행인은 다니엘 기자는 신문사를 그만두고 나이지리아를 떠나 미국으로 갔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연방정부는 파트와가 선포된 것에 대해 즉각적인 응답을 내놓지 않았다.

아프리카 최대 인구대국인 나이지리아에는 1억2천9백만명이 살고 있으며 2백50개 이상의 다른 민족, 부족들이 있다.

나이지리아에는 이슬람교도 비율이 과반수를 약간 밑도는데, 그 대부분은 북부에 집중돼 있다. 북부의 일부 주들은 갖은 충돌과 항의 속에서도 2000년부터 엄격한 이슬람율법 '샤리아'를 채택해 따르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많은 기독교인들은 샤리아를 반대한다.

나이지리아 법정이 간통죄를 저지른 여성을 투석형에 처한다는 결정을 내리자 일부 미스월드대회 참가자들은 대회를 보이콧하겠다고 말하면서 미스월드대회는 논쟁의 초점에 놓이게 됐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이슬람 투석형을 무효화하겠다는 약속을 하자 보이콧 결정은 철회됐다.

"나이지리아에서는 그 누구도 투석형에 처해지지 않을 것을 다시 말한다"고 정부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나이지리아는 "헌법의 힘을 통해 국민들에게 부당한 어떤 판결도 일어나지 못하게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북부 카두나주에서는 작년에 샤리아를 도입한 후 최소 11명이 죽었다.

2000년 2월 카두나시의 기독교인들은 샤리아 입안에 항의하며 시위행진을 벌였고, 그 결과로 폭동이 일어나 약 2백명이 목숨을 잃었다.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월요일 미스월드대회에 대한 논쟁이 일어난 것은 언론 때문이라고 말했다.

KADUNA, Nigeria (CNN) / 김수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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