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헌고치더라도 윤씨 추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회의원 공천자를 발표한 16일 공화당중앙당사는 아침부터 의원비서관, 지구당당원, 보도진 등으로 부산했다.
이날상오공천 내정자를 발표하려던 것이 청와대에서의 최종조정이 늦어져 몇 차례가 연기되자 낙천소문이 돌고있는 의원비서관들은 초조한 표정으로 서성대고 당 간부 방에는 언제 발표하느냐는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반발당부의 「데모」대들이 몰려든다는 풍문으로 정문 외에는 모두 문을 잠그고 발표장소인 제1회의실부근은 철창까지 잠그고 당원들이 경비를 서기도 했다.
윤보선씨에 대한 국민당간부들의 「총재수락설득」의 진전이 없자 15일에는 수십 명의 지구당위원장들이 안국동으로 윤씨를 찾아갔다.
그런데 한 당 간부는 『당을 이끌어 가려면 두 차례 선거에 수억 원이 필요할텐데 나한테 남은 것은 집 한채 밖에 없다』고 당 중진들에게 윤씨가 가끔 말한 점으로 보아 그가 총재직을 고사하는 이유 중에는 선거자금조달문제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고 해석, 창당대회 때 당 간부의 인선을 위임받은 「11인 전형위」는 윤씨가 고집을 굽히지 않을 경우 『당헌도 손질할 수 있다』는 해석아래 윤씨가 총재 아닌 적당한 자리를 맡도록 당 기구를 개편하는 방법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공천작업의 산모였던 길재호 사무총장의 지역구(금산)포기 소식은 충격적인 반응이었지만 자신은 얼마 전에 이미 결심을 굳혀 지역구에 의사표시를 했다는 얘기.
길 총장이 포기결심을 하게된 것은 선거지휘의 편의와 현역의원 탈락이 많은데 대한 반발무마를 위해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는 관측인데 그의 지역구 포기의사가 전해지자 14일 금산 유지들이 몰려와 만류했으며 15일엔 「데모」대가 상경하리란 소식 때문에 길 총장은 서산에 머무르고있는 김종필 당총재고문에게 공천경위를 설명하러간 길에 금산에 들러 선거구민들을 설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